[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18년 10월, 광주광역시에서 한 남성이 긴급 체포됐다.

그는 전 여자친구를 납치 감금해 성폭행했다는 혐의로 감옥에 갇혔다.

남성은 '전 여친이 거짓말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그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5년 전 '그날'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지난달 20일 JTBC '사건반장'은 납치, 성폭행 누명 쓰고 8개월간 옥살이한 남성의 사건을 재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술집 CCTV에는 여성이 남성을 폭행하는 모습이 찍혔다. 여성은 남성의 몸을 붙잡고 뺨까지 때렸다. 남성은 제대로 반항도 못 하다가 술집에서 나와 밖으로 향했다.

여성은 남성을 서둘러 따라가더니 길거리에서도 폭행을 이어갔다. 결국 남성은 자기 차량으로 도망갔는데, 여성은 이 차량에도 올라타는 모습이다.

'납치·성폭행' 누명을 쓴 남성은 "전 여친이 거짓말하고 있다. CCTV를 꼭 확보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경찰 측은 "현장에 가봤는데 CCTV가 없었다"고 거짓말했다.

이에 남성의 어머니가 사건 현장에서 CCTV를 찾아냈고, 술집 주인 또한 "경찰이 CCTV를 확인했다"고 진술했다. 피해자 측은 "경찰이 CCTV를 보고도 거짓말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심지어 남성은 경찰의 강압적인 수사 때문에 힘들었다고도 했다. 조사 중 찍힌 영상에서 경찰은 "묻는 말에만 대답하라, 상식이 안 통하는 놈이다, XX, 가만 안 놔둔다, 팀장님 이야기대로 해라, 써준 대로 말해라"라고 했다.

남성은 폭행, 유사 강간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차량에 납치 감금했다는 혐의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

여성은 전 남자친구를 모해하려 사실이 아님을 알고도 법정에서 거짓 증언을 했다는 위증 혐의로 일부 유죄 판결받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무고의 경우 무죄로 판결 났다.

남성은 수사가 '경찰의 조작'이라고 주장했고, 광주지방경찰청 수사이의심사위원회는 8개 항목 중 6개에서 '엉터리 수사'를 인정했다.

다만 당시 경찰 중 2명만 견책 정도의 가벼운 처분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남성의 어머니는 "여성의 아버지가 전직 경찰서장이었다. 사건 담당했던 형사들과도 친한 사이라더라"라고 주장했지만, 광주지방경찰청 측은 "수사 과정에서 누구도 개입하지 않았고 부정 청탁도 없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