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발생 이후 치러지는 네 번째 수능의 필적 확인 문구가 공개됐다.
16일 전국 84개 시험지구 1,279개 시험장에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제히 치러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수능 '필적 확인 문구'가 공개돼 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하는 중이다.
2024학년도 수능 필적 확인 문구는 '가장 넓은 길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였다. 해당 문구는 양광모 시인의 시 '가장 넓은 길'의 일부다.
필적 확인 문구는 수능과 수능 모의평가에서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 중 하나다.
수능 출제위원들이 정하며 필적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적 요소가 충분히 담긴 문장 중 수험생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문구를 택한다고 한다.
수능 자체는 살벌한 분위기지만 필적 확인 문구는 감성적인 문학 작품에서 주로 가져오기에 감동을 주는 경우가 많다.
기본적으로 띄어쓰기를 제외하고 12자에서 19자 사이의 문구를 선별한다.
필적 확인을 위한 것답게 사람마다 필적이 다양한 ㄹ, ㅁ, ㅂ 중 2개 이상이 무조건 포함되며, 그 밖에 사람마다 다르게 쓰는 ㅊ, ㅌ, ㅎ도 자주 등장한다.
또 겹받침이 반드시 한 개 이상 포함된다. 예를 들면 '동해 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이란 문구는 필적 확인란 조건에 부합하는 문구라 볼 수 있다.
지난 2023학년도 필적 확인 문구는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였다.
해당 문구는 한국의 시인이자 승려, 독립운동가인 만해 한용운의 시 '나의 꿈'의 일부분이다.
역대 필적 확인 문구 중 눈길을 끄는 문구를 살펴보면 서울특별시교육청이 주관한 2013학년도 6월 고 1·2 전국연합평가에서 등장한 '햇빛이 선명하게 나뭇잎을 핥고 있었다'를 들 수 있다.
해당 문구는 한수산 소설가의 1982년 작 '유민'의 문장을 일부 다듬은 것인데 '핥는다'는 표현을 두고 학생들 사이에서 수많은 패러디가 등장하기도 했다.
가장 많이 등장한 건 정지용 시인의 작품 '향수'다.
향수는 2006학년도 수능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 2007학년도 수능 '넓은 벌 동쪽 끝으로', 2017학년도 수능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 등 3차례 인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