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8일(월)

"독감 걸렸다가 합병증으로 사지를 절단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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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대부분의 사람들은 독감에 걸렸을 때 약을 먹고 푹 쉬면 나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여기 한 여성은 독감으로 인해 사지를 절단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닥뜨렸다.


지난 13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The New York Post)는 오하이오주에서 고등학교 교감으로 근무하고 있는 42세 여성 크리스틴 폭스(Kristin Fox)의 사연을 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폭스의 시련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봉쇄되기 며칠 전인 2020년 3월 시작됐다.


당시 폭스는 극심한 목의 통증을 느끼고 응급실에 방문했다.


독감이었다. 폭스는 11월에 독감 예방 접종을 맞은 상태였다. 그는 타미플루를 처방받고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날, 폭스는 소파에서 일어나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병문안을 온 간호사 친구는 혈압과 산소 수치를 측정하더니 위험한 상태라며 병원에 데려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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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병원에서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폭스에게 인공호흡기를 달았다.


의료진에 따르면 그는 세균성 폐렴에 걸렸으며 장기 부전으로 이어진 상황으로 폭스의 신장과 폐 한쪽은 이미 기능을 하지 못했다.


독감 합병증으로 세균성 폐렴에 걸린 것이었다.


이틀 후 의료진은 폭스가 패혈증에 걸린 것을 확인했다. 의료진은 혼수상태를 유도한 뒤 장기의 기능을 되살리기 위해 혈관 확장제를 투여했다.


장기의 기능은 되살아났지만 의료진은 그녀와 가족들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말을 전했다.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의사들은 더 이상 절단을 미루면 감염이 무릎 위로 올라와 더 위험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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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7일, 폭스는 양쪽 무릎 아래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고 그로부터 2주 후인 4월 6일 폭스는 양쪽 팔꿈치 아래를 절단해야 했다.


절단 수술 당시 혼수상태였던 폭스는 깨어난 뒤 팔과 다리가 없어졌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다행히 폭스는 목숨을 건졌다. 절단 수술 후 72시간 만에 인공호흡기 없이 숨을 쉴 수 있게 된 폭스는 중환자실에서 나올 수 있었고 5월 17일 퇴원했다.


이후 폭스는 피츠버그 대학교 의료 센터 재활 연구소에서 물리 치료를 시작했다. 이곳에서 폭스는 하루에 3시간씩 6주 동안 고강도 물리 치료를 받았다.


여기서 그녀의 어려움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집으로 돌아온 폭스는 폐가 다시 기능하지 않아 흉관을 삽입하는 등 여러 어려움을 겪었고 또다시 6주간의 물리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2020년 10월, 폭스는 팔과 다리에 의족을 착용하고 이전과는 다른 삶을 시작했다. 현재 그녀는 직장으로 돌아가 많은 교사들과 학생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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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대 랑곤의료센터(NYU Langone Medical Center)의 임상 교수 마크 시겔(Marc Siegel) 박사는 독감이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균성 2차 감염은 독감 환자의 20~30% 이상에서 나타나는 매우 흔한 합병증이다"라면서 "부비강 감염부터 기관지염, 수막염 또는 폐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독감은 사이토카인 폭풍이라는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는 후속 박테리아 감염에 맞서 싸우는 신체 능력을 방해한다"라면서 "세균성 폐렴을 방치하면 박테리아가 혈류로 퍼지면서 패혈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혈압이 너무 낮아지면 사지로 가는 혈류가 떨어지고 조직이 괴사해 절단이 필요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