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알싸한 매운맛으로 몇 년 전부터 국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중국 사천요리 '마라탕'.
최근 마라탕 때문에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는 한 사회 초년생의 사연이 전해져 눈길을 끌고 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음식 때문에 이직까지 고민하게 된 것일까.
지난 7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에는 '마라탕 때문에 이상한 사람 됐어요..'라는 제목의 고민 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에 따르면 20대 중반 사회 초년생이라는 A씨는 얼마 전 첫 회사에 입사해 어엿한 직장인이 됐다.
A씨는 "아직 회사 분위기를 파악하고 있는 입장이지만, 대체적으로 여직원이 90% 비율인 것 같다"라면서 "입사 후 수습 기간 중인데 최근 회사에서 너무 억울하고 기분 나쁜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서 조언을 구하려 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약 2주 전쯤 동기들과 점심으로 마라탕을 먹으러 갔다. A씨는 그동안 한 번도 마라탕을 먹어본 적이 없었다.
처음 먹어보는 음식인데다 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덜컥 걱정이 났지만, 너무 먹고 싶다는 동기들의 말에 한 번 경험이나 해볼까 싶어 같이 가게 됐다.
A씨는 평소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고 향이 강한 음식은 냄새만 맡아도 힘들어했지만 "매워서 못 먹겠으면 꿔바로우 먹으면 되지 않냐"라는 동기들의 말에 설득돼 식당으로 향했다.
마라탕 국물을 떠먹던 A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더 이상 마라탕에 손을 대지 않았다.
A씨는 "세 숟가락쯤 떠먹으니 왜인지 음식에서 뭔지 모를 화장품 냄새가 자꾸 나는 것 같길래 꿔바로우만 2조각 정도 먹고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더한 문제가 생겼다. 점심을 먹고 1시간쯤 지난 후부터 이상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A씨는 "너무 고통스러웠다. 가만히 있어도 코끝에 그 냄새가 맺혀있는 것 마냥 계속 맡아지고, 어지럽고, 오한이 들고, 온몸이 저리고 아파왔다"라면서 "헛구역질이 계속 나와 참다못해 짧으면 10분, 길면 30분 가격으로 화장실에 가서 토를 했다"라고 전했다.
이후 A씨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곧 쓰러질 것 같다"라는 동기의 말에 병원을 찾았다가 탈수 증상으로 링거까지 맞았다.
의사는 향신료가 A씨와 맞지 않아 먹어선 안된다며 괜찮아지면 알레르기 검사를 해보라 권유했다.
A씨는 일주일간 아프고 난 뒤에야 출근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출근을 하고 나서도 힘들어 조퇴를 할 정도로 상태는 여전히 좋지 않았다. 마라탕집만 봐도 식은땀을 흘렸다.
그런데 아프고 난 뒤 출근한 A씨는 달라진 분위기를 감지했다. 자신을 바라보는 동료들의 모습이 심상치 않았던 것이다.
A씨는 "일주일 뒤 회복하고 출근했는데 (동료들이) '그동안 아픈 사람한테 말하기 뭐 해서 그냥 있었는데 이제 정상 출근하고 점심도 먹을 텐데 갑자기 따돌리면 나쁜 사람 될까 봐 말한다. 다 같이 먹은 마라탕인데 유난이다. 앞으로 겁나서 같이 먹자거나 같이 하자고 못하겠다'라고 하더라. 저 때문에 같이 마라탕 먹었던 사람들 다 죄인 된 기분이었다고 하는데 나는 누구의 탓도 하지 않았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음식을 먹고 티 나게 아팠던 게 잘못인 걸까. 난생처음 먹어본 음식에 그렇게까지 아플 거라고는 저도 상상도 못했다. 정말 진지하게 이직까지 고민된다"라고 글을 마쳤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서로 반응이 엇갈렸다.
누리꾼들은 "일주일 조퇴할 정도로 아팠다면 심각한 것일 텐데 왜 검사를 하지 않은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 "일주일은 너무 길게 쉰 것 같다", "국물 세 숟가락에 일주일을 아팠다니 같이 밥 먹기 무서울만하다", "나와 다르다는 것은 배려를 해줘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