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중간고사를 망친 대학생 아들을 위해 학과 사무실까지 찾아갔다는 엄마의 사연에 누리꾼들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퇴를 하겠다는 대학생 자녀 때문에 고민이라는 여성의 글이 올라왔다.
대학교 2학년 아들을 두고 있다는 사연의 주인공 A씨는 최근 중간고사 기간이 끝나고 난 뒤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 아들 때문에 속상했다.
"왜 기분이 좋지 않냐" 자초지종을 물으니 아들 B군은 새벽까지 공부를 하다 늦잠을 잔 탓에 전공과목 시험에 20분 정도 늦어 시험을 보지 못하고 돌아왔다고 털어놨다.
평소 완벽주의 성향이 있다는 B군은 2주가 지나도록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힘들어했다.
결국 보다 못한 A씨가 나섰다. A씨는 과목 담당 교수와 연락하기 위해 학과 사무실에 연락해 연락처를 물었지만 개인 정보라 알려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아들의 중학교, 고등학교 선생님과 개인 카톡을 주고받으며 연락해왔다는 A씨는 이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얼마 후 학과 사무실에 찾아가 상황을 설명했다.
조교는 전화번호는 알려줄 수 없다고 A씨의 요구를 딱 잘라 거절하며 "학생 수업은 학생이 직접 교수와 상담하면 됩니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상황이 정리되는 듯 싶었으나 A씨의 행동으로 인해 더 큰 문제가 생겼다.
A씨는 "당시 학과 사무실에 있던 학생들 중에 저희 아이와 같은 수업을 듣는 애들이 있었던지 그 아이들이 에브리타임(대학생 익명 커뮤니티)에 저 일을 작성해 저희 아이를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라면서 "아이가 방금 격분해 저를 원망하며 이제 학교 못 간다고 자퇴할 거라고 한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아이 도와주려다가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인지... 교수 한 명 때문에 이 사달이 난다"라고 글을 마쳤다.
A씨의 고민 글은 올라오자마자 엄청난 조회 수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A씨의 행동이 옳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누리꾼들은 "말로만 듣던 일을 실제로 보다니. 초등학교 1학년도 아니고", "교수 한 명 때문이 아니라 본인 잘못이다", "부모가 아이를 바보로 만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들은 "거짓말 같지만 우리 회사에도 엄마가 전화하는 사원이 있다", "내가 학교 다닐 때도 엄마가 사무실에 찾아와서 시간표를 짜주는 경우도 있었다"라며 공감하기도 했다.
한편 몇 년 전부터 일명'헬리콥터 맘', '캥거루 맘' 사례가 늘고 있다.
'헬리콥터 맘'이란 착륙 전 헬리콥터가 거센 바람을 뿜어내듯 자녀들의 곁에서 거센 치맛바람을 일으키는 엄마들을 빗댄 신조어이며, '캥거루 맘' 또한 주머니에 넣고 새끼를 보호하듯 자식을 과잉보호를 하는 엄마들을 말한다.
엄마라면 당연히 내 아이가 늘 행복하게 꽃길만 걷길 바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녹록지 못하다. 늘 자녀의 곁에 맴돌며 사소한 일까지 하나하나 대신하다 보면 아이는 어느 새 부모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아이가 늦잠으로 시험을 보지 못해 성적이 떨어진 것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이다.
자녀가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도록 묵묵히 응원해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