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고물가·고금리, 그리고 취업난이 지속되면서 세대 간 갈등 또한 심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직장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솔직히 지금 20·30이 50·60보다 더 편하게 사는 거 맞음"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는데, 천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면서 화제가 되는 중이다.
해당 글에서 글쓴이 A씨는 "세계 10대 경제 선진국 무슨 말이 더 필요함"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옛날에는 밥 굶는 사람도 많았다. 군대는 3년, 폭행은 기본. 해외여행 가려면 정부 허가 필요. 회사 9 to 6? 그런 게 어딨음. 그냥 매일 야근, 회식이었다"고 했다.
또 "주6일제 상사 지시 거부 불가능. 육아휴직 쓰면 바로 해고였다"며 "도대체 지금 세대가 뭐가 더 힘들다는지 모르겠음"이라고 했다.
A씨는 "지금 20·30 중에 밥 굶는 사람 있냐?"며 "왜 힘이든지 알아? SNS에 빠져서 눈만 높아지고 (남들과) 비교하니까 그런 거야"라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 중위소득 월급이 250만원 정도다. 그런데 인스타그램에서 보는 삶은 상위 1%의 삶이고 중위소득을 버는 내가 할 수 없는 삶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나는 불행하다고 느끼는 거지. 나는 평범한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꼭 이렇게 말하면 '옛날에는 힘들어도 집을 살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며 "부모님께 물어봐라. 처음 결혼할 때 서울 신축 아파트에서 시작했는지"라고 했다.
그는 "2030이 못 산다는 집은 '서울에 (있는) 신축 브랜드 (아파트)'"라며 통계적으로 그런 12~15억 집 있으면 우리나라에서 상위 10%다. 너흰 인스타그램에 빠져서 혼자 힘들다고 징징거리는 거다"고 했다.
이어 "그러면서 나라 탓, 기성세대 탓, 정부 탓하고 있는 거다. 제발 SNS 삭제하고 현실을 봐라 좀 현실을"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8월 '블라인드'에 게재된 해당 글은 1천 개가 넘는 댓글과 809개의 '좋아요'가 달렸다. 최근까지도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면 누리꾼들의 반응을 이끄는 중이다.
A씨의 글에 일부 누리꾼들은 공감했다.
이들은 "글쓴이 말에 동조 못 하는 애들은 대부분 패배자에 열등감 덩어리다", "맞는 말이다. 우리 부모님처럼 살라고 하면 난 못 한다", "지금 엄청 편한 세상인 건 맞음" 등의 반응을 내비쳤다.
반면 일각에서는 A씨의 의견에 반박했다.
이들은 "SNS를 우리나라만 하는 것도 아닌데 유독 출산율 낮은 건 왜 그런 건지 생각해볼만 하지 않나?", "지금은 또 지금의 어려움이 있다", "옆집이 소고기 먹는데 나는 돼지고기 먹으면 당연히 불행한 거 아니냐?"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다만 일부 누리꾼들은 "서로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핵심. 20·30세대의 치열함과 50·60세대의 치열함은 분명하다"며 서로를 인정하고 포옹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