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1일(토)

과학 서술형 시험문제 답안에 '많이' 대신 '촘촘히'라 썼다가 0점 처리된 전교 1등 학생

보배드림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국어사전에 따르면 '촘촘하다'는 틈이나 간격이 매우 좁거나 작다는 의미다. 유의어로는 가늘다, 빽빽하다, 암팡지다가 있다.


'에나멜선을 꼬아만든 코일로 제작된 간이 전동기를 더욱 빨리 돌아가게 하는 방법'을 찾는 질문에 '촘촘하게 감는다'라는 답을 하면, 이는 맞을까 틀릴까.


코일에 흐르는 전류의 세기가 셀수록, 코일을 많이 감을수록 자기장이 세진다. 


그런데 한 전교 1등 학생이 이런 내용을 묻는 서술형 시험에서 '많이'란 표현 대신 '촘촘하게'란 표현을 썼다가 0점 처리됐다는 사연이 전해지며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1일 보배드림에는 1등 아이가 0점 처리 됐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급속 확산됐다.


학부모로 추정되는 작성자 A씨는 전교 1등을 하는 고등학교 1학년 아이가 20점짜리 서술형 문제에서 위와 같은 이유로 0점 처리를 받았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보배드림 


그는 "솔레노이드에서 도선을 어떻게 감아야 하느냐'는 문제에서, 답은 '많이 감는다'인데 아이는 '촘촘하게 감는다'라고 썼다"며 "지구과학을 전공한 과학선생이 0점 처리했다"고 전했다.


이어 "서울대 나온 교수 친구에게 물어보니 촘촘하게 감는다는 게 오히려 더 정답에 가깝다고 한다"며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일단 자료를 찾아보니 '촘촘하게'라는 표현이 나온다"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다른 학교에선 '촘촘히 감는다'가 정답인 경우도 있었다며 A씨는 이와 관련된 자료를 올렸다.


A씨에 따르면 과학담당 부장교사는 '교과서에 나온 그대로 쓴 것만 정답'이란 말을 반복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결국 성적 이의 신청을 했다는 A씨는 신청을 해도 교사들이 결과를 정하는 것이니 의미가 없다며, 주변에서 '소송'까지 권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연엔 갑론을박이 이어졌는데 "교사가 고집을 부린다", "서울대 운운해서 교사가 화나서 우기는 거 아니냐", "저정도 용인은 해줄 수 있는 거 아닌가"란 반응과 "원래 그 수준에서 요구하는 답이 있는 건데", "교사도 피곤하겠다", "문제가 패러데이 법칙에 관련된 것이면 감는 밀도와는 관계가 없어 교사 말이 맞다" 등의 의견이 상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