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이천수와 파올로 말디니가 만나 2002 한일월드컵 당시 '사커킥 사건'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지난 20일 유튜브 채널 'EA SPORTS FC 온라인'에는 "말디니에게 2002에게 왜 그랬는지 이실직고했더니..."란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앞서 해당 유튜브 채널은 이천수와 말디니의 만남을 예고한 영상을 공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천수는 2002 한일월드컵 16강전에서 당시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이탈리아를 만나 2-1 극적인 승리를 따낸 한국 축구대표팀의 일원이었다.
경기 당시 이천수는 말디니의 뒤통수를 다리로 가격한 사건으로 지금까지 회자하는 중이다.
이날 공개된 영상에서 말디니는 "21년 만에 한국에 방문했다. 매우 멀리 떨어져 있다보니 (2002 한일월드컵) 이후에 기회가 없었다"고 햇다.
함께 자리한 이주헌 해설위원이 "말디니 선수와도 인연이 있지 않냐"며 과거의 사건을 넌지시 언급했다.
이에 이천수는 "오해는 안 했으면 좋겠다. 저도 2002 멤버인데, 축구 외적인 부분만 강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말디니는 그제야 이천수의 정체를 눈치했다. 그는 "얘가 그때 나 찬 놈이야?"라며 감짝 놀랐다.
두 사람은 인터뷰에 앞서 만나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눴다. 이때까지만 해도 말디니는 자신의 뒤통수를 가격한 사람이 이천수라는 사실을 몰랏던 듯하다.
말디니는 이어 "도대체 나한테 왜 그런 거야?"라고 물었다. 이천수는 "죄송하지만 일부러(?) 그랬습니다"라며 "막내가 하나 해야겠다는 생각에 그런 일이 벌어졌다"고 부연했다.
말디니는 이러한 그를 이해했다. 그는 "경기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때로는 이성적이지 못하다"며 "잘 알다시피 월드컵은 중요한 경기였고, 모국에서 하는 경기여서 긴장된 분위기였다"고 했다.
이어 "그런 순간 불행히도 후회하게 되는 일들이 이어나기도 한다"며 "이제 다 잊어버렸다"며 이천수와 두 손을 맞잡았다.
앞서 파올로 말디니는 지난달 22일 한국을 방문해 기자회견을 가지면서 "자세히 기억나진 않지만, 경기에선 여러 일이 일어난다"며 "굳이 이천수가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또 2002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과의 경기를 회상하며 "정말 아픈 기억이지만 그 기억이 있기 때문에 이탈리아가 2006독일월드컵에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안정환의 골든골 실점에 대해서는 "실점하는 순간 '내 커리어는 끝났구나'라고 생각했다"며 "스포츠 세계에서는 아픈 결과도 감내해야 한다. 그래야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