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한국 축구대표팀과 토트넘 홋스퍼를 오가며 퍼포먼스 향상을 위해 모든 열정을 쏟는 손흥민.
1년 365일 오로지 축구만 생각하는 그가 은퇴를 하고 나면 해보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지긋지긋한 축구계를 잠시간 떠나 여행을 간다거나, 게임 삼매경에 빠진다거나, 영화 감상 혹은 독서를 한다거나 다른 스포츠를 경험한다거나 하는 걸 떠올리겠지만 놀랍게도(?) 아니었다.
다들 알다시피 축구를 위해 태어난 남자답게 은퇴 후 가장 하고 싶은 것 또한 축구와 관련돼 있었다.
최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통산 4번째 이달의 선수에 선정되고 국가대표팀 A매치 데이를 맞아 손흥민이 집중 부각되면서 3년 전 발간된 자서전 '축구를 하며 생각한 것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여러 몰랐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이 책에는 손흥민이 은퇴 후 가장 하고 싶은 일도 쓰여 있었다.
자신의 첫 에세이에서 손흥민은 "가끔 은퇴 후 생활을 상상해 본다. 진로 고민이 아니라 아주 소소하게 해보고 싶은 일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제일 해보고 싶은 일로 "한국에서 유럽 축구 중계를 보며 '치맥(치킨+맥주)'을 즐기는 일"이었다.
이른 저녁 알람을 맞춰놓고 잠에 든 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 시간에 맞춰 일어나 맛있는 치킨과 맥주를 즐기며 축구를 보고 싶다고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축구를 실컷 마음 편하게 보고 싶은 소망을 드러냈다.
그는 "은퇴했으니까 훈련이나 경기를 준비할 필요도 없다"라며 "후배들이 뛰는 챔스 경기를 시청하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옛날에 선수로 뛸 때랑은 달라진 것들을 보며 즐기는 자신을 상상했다.
물론 그 옆에 사랑하는 아내가 있다면 더 재밌을 거 같다는 소망도 담았다. "그나저나 그 친구는 축구를 좋아하려나..."라는 귀여운 우려도 함께 드러내 웃음을 주기도 했다.
이 소망이 전해지자 축구팬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행복이 멀리 있지 않다"라는 반응도 있었고 "손흥민이 얼마나 축구를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지 알 수 있다"라는 반응도 있었다.
한 유부남 팬은 "아내가 축구 아무리 좋아해도 새벽에 일어나서 보는 건 쉽지 않아. 허락받아야 돼"라고 말해 웃음을 줬다.
한편 내일 한국 축구대표팀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동남아시아의 새로운 강호 베트남과 A매치 경기를 치른다.
손흥민은 지난 튀니지와 경기에서 결장했는데, 이번 경기에서도 결장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사타구니 부상 등으로 인해 소속팀에서도 출전 시간 관리를 받을 정도인 만큼, 아시안컵을 앞두고 무리하지 않는 게 좋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어서다.
또한 전력에서도 한국이 크게 앞서는 만큼, 비주전 선수들이 경험을 쌓고 호흡을 맞춰보는 기회로 삼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