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10일(금)

생기부 한 줄 넣기 위해 반 아싸랑 일부러 친구하며 가짜 우정 쌓은 핵인싸 부반장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대학 입시에서 수시의 비중이 커지면서 수능 공부 내신관리뿐만 아니라 생활기록부 관리도 고등학생들에게 중요해졌다.


수시 합격에 유리한 한 줄을 위해 각종 대외활동과 대회에 열심히 참석하는 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얼마 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생기부에 쓸 긍정적인 문구 한 줄을 위해 친구와 가짜 우정을 쌓은 학생이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신과의 우정을 생기부 스펙으로 썼다는 한 고등학생의 사연이 올라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넷플릭스 '너의 시간 속으로'


이 고교생은 고등학교 진학 후 친구를 사귀지 못 해 2학년까지 홀로 다니며 급식을 거르는 날도 많았다.


2학기쯤 부반장 친구가 이 학생에게 다가왔다. 부반장은 먼저 다가와 말도 걸어주고 방과 후에는 PC방에 함께 가거나 영화관을 같이 가기도 했다.


드디어 마음에 맞는 친구가 생겨 기뻐하던 중 우연히 부반장과 담임선생님이 상담을 하는 내용을 들은 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거 같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BS '경찰 수업'


이 학생은 "담임이랑 상담하는 시간 그 친구가 내 앞앞 순서여서 문 앞에서 상담 내용을 들었는데 나랑 친하게 지낸 게 생기부에 한 줄 쓰고 싶어서였나 보더라"라고 했다.


부반장은 담임선생님에게 이 학생의 이름을 말하며 "저 OO이랑 친한 거 보셨죠? 적응이 어려운 친구를 도왔다는 문구 생기부에 꼭 넣어 주세요"라고 말했다고 했다.


사연을 쓴 학생은 "이 말을 하면서 나와 했던 카톡, 영화관 영수증을 담임 선생님께 보여주더라"라고 말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넷플릭스 '너의 시간 속으로'


그는 "지금 고3이 됐는데 예상대로 아는 척을 아예 안 하더라. 혹시나 싶어 카톡을 보냈더니 3일 뒤에 '나 요즘 수시 준비하느라 바빠'라고 왔다"라며 씁쓸해 했다.


누리꾼은 생기부에 쓸 스펙 때문에 가짜 우정을 만든 부반장의 모습에 분노를 표하고 있다.


한편 생기부,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학생을 뽑는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은 성적 위주의 평가 방식에서 벗어나 잠재력을 바탕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선행학습에 따른 사교육비를 절감해 공교육을 정상화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전형의 취지와 달리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고가의 사교육이 성행하고, 평가기준인 생기부가 조작 가능성으로 인해 신뢰도를 잃으면서 학생부 종합전형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