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세상이 팍팍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우리 주변엔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선한 이웃들이 존재한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남성 A씨의 글에 등장한 투박한 식당 주인아주머니 이야기가 많은 이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A씨는 한날 집이 빼곡히 붙어 있는 부산의 한 골목촌에 타일 시공을 하러 갔다가 비를 피하러 한 식당에 들어갔다.
코팅이 벗겨질 대로 벗겨진 식당 앞 타일 바닥은 빗물로 인해 더욱 미끄러웠다. 식당은 그만큼 허름하고 낡아 있었다.
A씨는 이곳에서 밥을 주문했다. 제육볶음 4인분을 주문했는데 한참이 지나도 나오지 않았다.
그가 "이모님, 나오는 데 오래 걸리나요?"라고 묻자 식당 주인은 "있어봐요. 12시 오픈인데 빨리 온 사람이 문제지"라며 퉁명스럽게 답했다.
A씨는 이런 식당 여주인의 말투가 불친절하게 느껴져 불쾌했다.
기분 나쁜 걸 참으며 밥을 먹고 현금으로 계산을 하려는데 여주인은 계산 실수를 한 A씨에게 버럭 화를 냈다.
심지어 "콜라 값 2천원은 왜 빼먹노?"라고 화를 내며 "계산은 정확히 해야지 총각아!"라고 소리를 치기까지 했다.
식사 후 가게 앞에서 담배를 태우던 A씨는 식당 안으로 아이 한 명이 들어가는 것을 보게 됐다.
속으로는 "저 아줌마 무서우니 가지 마"라고 말리고 싶었지만 그냥 지켜볼 뿐이었다.
하지만 아이를 대하는 여주인의 태도를 본 A씨는 곧이어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처럼 멍하니 서 있게 됐다.
아이 몸통만큼 커다랗게 채워진 비닐봉투를 아이에게 건넨 여주인은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쉬는 거부터 무라. 뎁혀서 묵고"라고 다정하게 말하는 것이었다.
딱 봐도 아이는 돈을 내지 않았던 상황.
다음날도 식당을 찾은 A씨는 식사 후 계산할 때 여주인에게 다가가 어제 봤던 아이가 무엇을 사 갔냐고 물어봤다.
여주인은 여전히 퉁명스럽게 답했다.
"공깃밥 사러 온 애 말하는 거예요? 근처 사는 아이인데, 부모님 일한다고 바빠서 밥 못해놓고 갈 때는 여기서 공깃밥 사서 가요. 그냥 햄이랑 국 하나 같이 주는 거지"
A씨가 음식값은 그 아이 부모에게 받냐고 묻자 여주인은 "무슨 돈을 받아. 그냥 먹으라고 주는 거지"라고 퉁명스레 대답했다.
불친절하다고만 생각했던 여주인의 선행에 감동한 A씨는 그녀에게 작은 선물을 해주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이모님 여기 바닥 많이 미끌 거리던데, 제가 이거 안 미끄러운 재질로 타일 붙여드릴까?"라며 "애 밥 못 먹는다고 챙겨주는 이모님 마음이 예뻐서요. 쉬는 날 바깥에만이라도 해줄게요. 이거 사람 넘어진다"고 제안을 했다.
여주인은 낯선이의 제안을 의심했다가 '공짜'라는 말에 이를 허락했다.
수리를 해준 A씨에게 라면을 끓여주며 "뭐할라고 이런 거 해줍니까? 돈아깝구로"라고 묻는 여주인에게 A씨는 "좋은 일 하면 좋은 게 돌아와야죠"라고 답해줬다.
글의 말미에 A씨는 어릴 적 돈이 없어 힘들어 길거리에서 펑펑 울고 있을 때 차에서 내린 한 어른이 5만원을 주고 집 앞에 데려다주었던 경험이 있다며, 그분을 떠올리며 지금도 종종 이런 선행을 하고 있다고 전해 훈훈함을 더했다.
감동적 사연에 누리꾼들은 "인류애 충전된다", "진짜 힙하다. 이게 힙합이다", "멋있다", "아침부터 감동받았다" 등의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