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한국은 세리머니를 하고 있었고, 나는 계속 싸우고 있었다"
지난 2일 진행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롤러스케이트 스피드 남자 3,000m 계주에서 한국의 정철원(안동시청) 선수가 결승전 직전 세리머니를 하며 0.01초 차이로 금메달을 거머쥔 대만 롤러 대표팀 선수가 한 말이다.
그런데 불과 11일 만에 이 선수는 자신이 한 말을 책임지지 못하는 결과를 보여줬다.
14일 대만 매체 금일신문 등에 따르면 전날(13일) 대만 전국체전 롤러스케이트 남자 1,000m경기가 열렸다.
이날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황위린이 출전해 많은 관심을 모였다.
황위린은 경기에서 선두를 유지하며 결승선에 다가갔다. 그는 자신의 우승을 확신했는지 결승선 통과 직전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세리머니를 했다.
그때였다. 황위린의 뒤를 따르던 선수 자오쯔정이 왼발을 쭉 내밀며 극적인 역전을 이뤄냈다.
1위 자오쯔정의 기록은 1분27초202, 2위 황위린의 기록은 1분27초172로, 격차가 불과 0.03초에 불과했다.
11일 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있었던 일이 똑같이 반복된 셈이다.
게다가 자오쯔정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3000m 경기 당시 황위린과 함께 금메달 획득을 합작한 선수라 더욱 화제가 됐다.
대만 누리꾼들은 아시안게임과 전국체전의 결승선 통과 장면을 붙여 '웃프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 속 선수만 달라졌을 뿐 선수들의 '포즈'는 거의 비슷한 수준.
아시안게임 당시 황위린이 아시안게임 뉴스 서비스 마이 인포를 통해 "코치님이 항상 침착해야 하고 앞에서 벌어지는 일을 주시하라고 말씀하셔서 마지막 코너에서 전방을 향해 달려갔다"며 "나는 한국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들이 그러고 있을 때 나는 계속 싸우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몇 미터 차이가 나지 않았다"라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승리의 문앞에서 전력을 다해 끝까지 싸우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