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올해 11월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A씨는 웨딩 드레스숍 방문을 앞두고 웨딩 플레너에게 안내 문자를 받았다.
플래너는 드레스숍 방문 전에 피팅비를 준비해달라고 했다.
이들 부부가 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 계약 비용 외에 지불한 금액은 이뿐만이 아니다. 웨딩 드레스숍 방문에 앞서 스튜디오 촬영을 하면서도 헬퍼비 명목으로 현금 10만원을 지불하기도 해다.
간식 도시락까지 챙겨 와야 한다는 말에 전날 과일, 과자, 샌드위치 등을 구매해 도시락통에 챙겼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이 준비 과정에서 추가금을 지불하는 사례는 이미 식을 앞둔 부부들에게 만연한 사실이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발표한 2023 결혼 준비 비용 보고서에 따르면 스드메가 포함된 웨딩 패키지 평균 가격은 333만원이다.
그러나 여기에 추가금이 따로 든다. 앞서 언급한 비용은 시작에 불과하다.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진행한 다음, 사진 원본 이미지 파일을 얻기 위해서는 30만~60만원의 금액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그래야 USB에 담긴 사진 원본을 따로 받을 수 있다.
사진은 많게 1000장이 촬영되기도 하는데 앨범에 기본으로 들어가는 사진은 20장에 불과하다. 앨범에 추가로 사진을 넣으려면 보통 장당 3만원 정도의 비용을 추가로 내야 한다.
만약 20장을 추가로 앨범에 넣는다면 60만원이 더 든다.
A씨의 경우 스드메를 250만원에 계약했으나, 결혼식 스냅사진 비용 60만원을 포함해 결과적으로 총 500만원이 넘는 비용이 들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추가금은 전적으로 예비부부의 '선택'이지만 쉽게 거절할 수 없다.
촬영 과정에서 다른 촬영 부부들과 약간의 경쟁 구도가 생기기도 한다. 예비 신부들 사이에서는 "제대로 간식거리를 안 챙기면 사진도 대충 찍어주고 보정도 신경을 덜 써준다"는 소문이 돌기도 한다.
또 '조공 도시락', '피팅비 봉투'와 관련한 업체들도 인기다. 또 유튜브에 '피팅비 봉투'를 검색하면 예쁜 피팅비 봉투를 만드는 방법까지 줄지어 나온다.
'허례허식'이란 생각이 들면서도 이러한 문화적 압박에 따를 수밖에 없다.
기대와 행복으로 시작돼야 하는 결혼식이지만 많은 예비 부부들이 압박감과 부담감 때문에 오히려 두려운 현실로 받아들이는 이유다.
때문에 요즘 결혼 문화에 대한 비난도 많다. 촬영비를 포함해 스탭들의 간식과 피팅비를 요구하는 기형적인 문화는 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결혼에 대한 이 같은 부정적인 인식이 확대되면 결과적으로 결혼을 미루거나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등 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