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일본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증가하면서 일본의 여행수지가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들어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중 가장 높을 비율을 차지한 것은 한국인이었다.
기록적인 엔저로 일본 여행이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 대지진의 징조가 포착돼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일 일본 NHK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전 5시 25분께 이즈제도 남쪽 도리시마 인근 해안에서 지진이 발생해 이즈제도와 오가사와라 제도에 쓰나미 주의보를 발령했다.
이어 오전 8시에는 시코쿠 고치현, 수도권 지바현, 규슈 미야자키현과 가고시마현 연안 등에 최대 1m 높이의 쓰나미가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이날 오전 일본 기상청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쓰나미 주의보가 발령된 지역에서는 바다와 강에 접근하지 말라"라고 당부했다.
오전 중 각 지역에서 관측된 실제 쓰나미의 높이는 하치조지마 야에네에서 60cm, 미야케지마 츠보타에서 50cm, 고치현 토사시미즈시와 가고시마현 나카노시마 40cm 등으로 확인됐다.
일본 기상청은 같은 날 오후 12시 4분 쓰나미 주의보를 전면 해제했다.
큰 피해는 없었지만 일본에서는 이번 쓰나미에 주목하고 있다. 매우 이례적인 사례에 속하기 때문이다.
일본 기상청 역시 "자세한 진원을 알 수 없다"라면서 "보통의 지진이 아니다. 이러한 케이스는 매우 특수하다"라고 우려했다.
기상청에서는 보통 지진이 일어날 경우 쓰나미가 일어날 가능성을 확인하고 주의보를 내리는데, 이번에는 지진 규모를 나타내는 매그니튜드조차 확인하지 못한 채 쓰나미를 관측한 후 주의보가 나왔기 때문이다.
도쿄대 지진연구소의 산단바타 오사무 교수는 "지진 규모를 모른 채 쓰나미를 관측하고서 주의보가 내려지는 좀 이상한 일이 발생했다"라면서 "이번과 같은 지진이 또 발생하면, 지진·쓰나미 주의보가 오기 전 쓰나미가 해안가를 덮칠 가능성도 있다"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오사무 교수는 "통상적인 지진 외에 쓰나미가 발생하는 사례는 해저 화산의 폭발적인 분화나 지난해 통가의 해저화산에서 일어난 것과 같은 분화에 따른 충격파 그리고 마그마의 활동에 따른 해저에서의 지각변동과 해저에서 일어나는 산사태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지진의 진원 주변에는 해저화산이 많아 마그마에 의한 해저 지각변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즈 제도와 오가사와라 제도의 해역에는 많은 해저 화산이 있으며, 해저에는 마그마 덩어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사무 교수는 "지하 깊은 곳에서 마그마가 공급되면 마그마 덩어리가 팽창하며 암반이 파괴되어 지진이 발생하거나 지형이 크게 융기해 해수가 올라와 쓰나미가 발생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사무 교수는 9일 아침 일어난 지진의 진원지로부터 북쪽으로 200km 떨어져 있는 도리시마 인근 해안에서는 1984년, 1996년, 2006년, 2015년 등 약 10년 간격으로 마그마의 활동으로 해저가 융기했기 때문에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해저화산에 따른 대형 쓰나미는 큰 피해를 불러왔다.
2018년 인도네시아에서는 화산 분화로 인한 해저 산사태로 쓰나미가 발생하면서 37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1792년 일본 나가사키현과 시마바라 반도에서도 화산 분화에 따른 쓰나미 등으로 1만 5,0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는 "지진의 규모가 크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큰 쓰나미가 관측된 것은 일반적인 현상과 다르다. 이번 지역에서 발생한 쓰나미는 매우 이례적이라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라면서 "이즈-오가사와라제도의 해역에는 해저 화산이 매우 많아 해저 화산 현상이나 산사태가 발생하면 큰 흔들림 없이도 대형 쓰나미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관련 정보에 주의를 기울여 달라"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