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6일(목)

학폭 고발했던 표예림씨, 극단 선택으로 사망

MBC '실화탐사대'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현실판 더글로리'로 잘 알려진 학교 폭력 피해자 표예림씨가 세상을 떠났다. 


12년간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뒤 이를 공개적으로 고발하며 가해자들과 싸움을 이어갔지만 끝내 세상을 스스로 등지고 말았다. 


10일 부산 부산진경찰서와 소방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57분 부산진구 초읍동 성지곡수원지에 신원 미상 여성이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과 소방은 즉각 합동 수색에 나섰다. 이후 오후 4시 20분께 투신지점 수중 수색 중 한 여성을 발견했다. 이후 병원으로 옮겼으나 심정지 상태로 숨졌다.


YouTube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경찰과 소방이 신원을 확인한 결과 성지곡수원지에 빠진 여성은 표예림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표 씨는 유튜브에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영상을 올린 상태였다. 


표씨는 "저는 지난 12년간 초중고 학교폭력으로 고통받았던 사람 중 하나"라며 "한 유튜브 채널에서 저를 저격하며 다중의 익명으로 인신공격 및 흔히 말하는 조리돌림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도를 넘어 저의 학교 폭력을 거짓이라 주장한다"라고 호소했다. 


MBC '실화탐사대'


그러면서 "이제는 더 이상 고통을 감내하고 이겨낼 자신이 없다. 삶을 지속해야 할 어떠한 이유도 남아있지 않다"라며 "제 사건을 포기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표씨는 부산 연제구에서 1인 미용실을 운영하며 학폭 가해자들과 싸워왔다. 


그는 학폭 공소시효와 사실적시 명예훼손 등 학폭 가해자에게 유리하게 적용될 여지가 있는 조항을 폐지해 달라며 지난 4월 국민청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동의수 5만명을 충족하며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 회부 자격을 얻은 것은 물론 국회 본회의 상정 및 통과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표씨는 이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내년 5월까지 계류한다는 통지서가 왔다"라며 실망스러움을 드러냈다.


YouTube '표예림'


한편 표씨는 지난 3월 MBC 시사 예능 프로그램 '실화탐사대'에 출연해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 학폭 이슈의 중심에 섰다. 


그는 12년 동안 친구들에게 학교 폭력을 당해왔다며 과거 가해자들로부터 발로 배를 차이거나, 화장실로 끌려가 변기에 머리를 강제로 처박히는 일까지 당하기도 했다고 호소했다.


'현실판 더글로리'로 국민적 관심을 모았지만, 그는 가해자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받지 못했다. 


지난 4월 한 차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회복했던 그는 끝내 스스로 세상을 떠나는 선택을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