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우리는 노스 코리아가 아닙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 외신 기자가 북한 관계자로부터 난데없는 호통을 들었다.
지난 29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농구 여자 조별리그 C조 2차전이 열렸다.
북한과 맞붙은 한국 대표팀은 81-62로 승리를 거뒀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단일팀으로 나섰다가 5년 만에 다시 만난 남북 대표팀의 모습에 취재진들의 관심이 쏠렸다.
남북 관계가 예민한 시기였기에 분위기는 냉랭했다.
기자회견장에는 참석 예정에 없던 북한 인사가 등장하면서 조금 늦어졌다.
정성심 북한 대표팀 감독과 강향미 선수가 소감을 전한 후 질의응답이 시작됐다.
첫 질문은 영국 로이터 통신 기자가 던졌다.
“지난 대회에 단일팀으로 경기에 나섰는데, 다시 한번 단일팀을 구성하고 싶은가. 그 시점은 언제가 되길 바라나”라는 내용이었다.
그러자 예정도 없이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북한 측 관계자는 “이 질문은 오늘 경기와 관계가 없다. 답하지 않겠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정 감독과 강향미는 답하지 않고 굳은 표정을 유지했다.
“북한 응원단이 열정적인 응원을 보냈는데 소감이 어떤지”, “국제 대회에 오랜만에 나왔는데 음식은 입에 맞는지” 등의 질문이 이어졌다.
그러자 해당 관계자는 또다시 나서서 답변했다.
그는 한껏 격양된 말투로 “우리는 ‘노스 코리아(North Korea)가 아니다. 우리는 ‘D.P.R. 코리아다. 당신이 우리를 ‘노스 코리아’라고 칭한 건 좋지 않다. 아시안게임에서는 모든 나라에 정확한 이름을 불러줘야 한다. 내 말이 맞지 않나”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북한’이라는 말은 흔히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로 북측에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국가명을 사용하기에 예민하게 반응한 것이다.
한편 해당 북한 관계자의 정체는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