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최선을 다한 자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대한민국 태권도 여제 이다빈의 은메달이 그러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회 3연패'를 노렸으나 결승에서 아쉽게 패한 태권도 여자부 간판 이다빈(서울시청)은 전심을 쏟은 뒤 끓어오르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터뜨렸다.
그는 경기 이후 "경기력이 부족했다"고 스스로를 자책하며 목에 건 은메달을 뺐다.
지난 28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린안 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이다빈은 중국의 저우쩌치에게 라운드 점수 1-2(9-8 2-9 8-21)로 아쉽게 패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다빈은 족부 부상이 있었다. 부상 때문에 이번 대회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었으며 출발하기 3일 정도 전부터 훈련을 할 수 있었다.
왼발은 아예 발차기가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아쉬움은 더했다.
이다빈은 경기를 마친 후 눈물을 힘들게 참으면서 "상대도 잘 싸웠다. 더 잘했으면 되는 건데, 그걸 하지 못해서 내가 졌다고 생각한다. 잘 보완해야 할 것 같다"라고 경기를 분석했다.
이어 "부상이 있어서 할 수 있는 것들만 최선을 다해 준비해왔다. 상대 분석은 정말 잘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짙은 아쉬움이 계속되는 듯 눈물을 머금은 이다빈은 시상이 끝난 후 목에서 은메달을 빼냈다.
치명적 부상 속에서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던 이다빈의 노력을 생각한다면, 그녀가 목에서 빼냈던 은메달은 그 어떤 금빛보다 값져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