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화려한 막이 올랐다.
개막 첫날부터 태권도, 근대 5종, 펜싱에서 금메달이 쏟아진 가운데 지난 23일 열린 개막식이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중국인들이 공개한 영상 때문이었다.
지난 23일 오후 8시(현지 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이 열렸다.
이날 이후 중국판 틱톡 더우인에는 개막식을 직관한 중국인들의 영상이 쏟아졌다.
영상에는 방송을 통해 본 개막식과 실제 현장을 비교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상하게도 방송에서는 경기장에서 화려한 불꽃이 치솟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단 하나의 작은 폭죽조차 터지지 않는 모습이다.
또한 방송에서는 카운트다운 이후 불꽃이 터지며 밖에 있던 사람들이 휴대전화를 들고 촬영하는 모습이 담겼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사람들이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찍는 모습이다.
이는 개막식에서 터진 폭죽이 모두 CG였기 때문이다.
중국은 최근 녹색 환경 보호 이념을 전달하겠다는 취지로 디지털 불꽃놀이를 선보였다.
앞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 총감독 겸 수석 프로듀서인 샤샤오란은 지난 17일 "불꽃놀이가 터지면 공기 중에 연기와 먼지가 뒤섞일 것이기에 불꽃놀이를 취소하기로 결정했으며, 시청자들에게 실제 불꽃놀이만큼 효과적인 디지털 불꽃놀이를 하기로 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샤샤오란은 "카메라 위치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각도에서 불꽃놀이 효과를 보여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의 말은 현실이 됐다. 증강현실 기술을 접목해 개막식 날 하늘에는 수백 개의 등롱이 등장하는가 하면 커다란 소리도, 매캐한 연기도 없는 폭죽이 쉴 새 없이 터졌다.
방송으로 보면 실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을 정도다.
성화 봉송에도 이런 증강현실 기술이 적용됐다. 도쿄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 왕슌이 마지막 성화 봉송 주자로 불꽃을 넘겨받은 후 증강현실로 만들어진 거대한 성화 봉송 주자도 스타디움으로 뛰어 들어왔다.
이 장면 역시 실제 직관한 이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직관한 사람들이 진짜 어리둥절한 모습이다", "카운트다운을 하는 저 사람들은 터지지 않는 불꽃을 기다리는 건가", "그래도 개막식에는 돈 좀 써야되지 않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