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15일(수)

'신림 등산로 살인' 최윤종, "피해자가 저항해 일이 커졌다"

뉴스1


[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여성을 성폭행할 목적으로 무차별하게 폭행하다 살해한 최윤종(30)이 법정에서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피해자 저항이 커 일이 커진 것 같다", "피해자가 심하게 저항해서 기절만 시키려 했다" 등 살인의 고의성에 대해 부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정진아 부장판사)는 성폭력 범죄 처벌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윤종의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가 수의 차림으로 수갑을 착용한 최윤종에게 '수갑을 차고 재판을 진행해도 되겠냐'고 묻자, 최윤종은 "이거요? 없으면 좋을 것 같네요"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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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냥 안 할게요"라고 짧게 말하기도 했다.


재판 내내 최윤종은 앉은 채로 몸을 삐딱하게 기울이거나 연신 흔드는 등 산만한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검사가 범죄사실 요지를 밝힐 땐 혀를 내밀기도 했다.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사건 현장 / 뉴스1


마지막으로 재판부가 '살해 의사는 없었고 (피해자)의 저항을 누르기 위해 기절시킬 의도였냐'고 묻자, 최윤종은 "그러려고 했는데 피해가 커졌다"고 고의성을 부정했다.


형사법 체계상 고의범 처벌이 원칙인 점에서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 형량에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검찰은 이날 공소사실을 밝히면서 최윤종이 범행 당시 피해자 A씨에게 한 말도 공개했다.


최윤종 머그샷 / 뉴스1


최윤종은 피해자 A씨를 너클로 몇 차례 가격했는데도 A씨가 의식을 잃지 않고 저항하자 "너 돌머리다. 왜 안 쓰러져?"라고 잔혹하고 모욕적인 언사를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최윤종이 무직으로 게임 커뮤니티에 짧은 글을 쓰는 것 외에는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하는 소위 '은둔형 외톨이'로 생활하다가 성폭행 관련 기사를 보고 성적 욕구를 해소하려 범행에 나섰다고 봤다.


검찰은 "피고인은 스마트폰과 PC를 통해 비현실적·자극적인 판타지와 성인물을 보면서 왜곡된 성 인식을 갖게 됐다"며 "가족 간 문제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여성을 성폭행할 마음을 먹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