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위기' 빠진 신세계그룹, 이명희 칼 빼들어...이마트·신세계백화점 CEO 동시에 잘랐다

이명희 회장 / 사진=신세계그룹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신세계 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활동 반경을 넓히고, SNS를 통해 이슈몰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 '엄마' 이명희 회장이 그룹 체질 개선에 착수했다.


대대적인 CEO 물갈이에 나선 것인데, 거듭되는 실적 악화를 두고 볼 수 없어 이 회장이 결단을 내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0일 신세계그룹은 예년보다 일찍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신세계는 강희석 이마트 대표 겸 쓱닷컴(SSG.COM) 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물갈이 인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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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손영식 신세계백화점 대표도 해임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물갈이 인사는 신세계그룹(재계 10위) 창사 이래 가장 역대급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인사 폭이 크다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인사의 핵심은 '신상필벌'로 알려지는데, 이른바 '정용진의 남자'라고 불릴 정도로 정 부회장의 두터운 신뢰를 얻던 강희석 대표가 물러나는 게 충격적이다.


강 대표는 2019년 10월 이마트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최근 들어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사임설이 신세계 안팎에서 흘러나왔지만 그래도 '정용진의 남자'이기에 살아남을 거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실제 임기도 2026년 3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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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은 이마트 대표를 교체하고 다른 핵심 계열사의 대표이사도 교체하기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다른 핵심 계열사의 대표이사 교체에 관한 내용은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


이 같은 물갈이 인사는 지속적인 실적 악화에 따른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절대적 매출 증가외에는 모두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2021년 3168억원이던 영업이익이 2022년 1357억원으로 급감했다.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는 좋지 않은 게 현실이다.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적자'였다. 그 손실액도 무려 530억원이었다. 그간 말로만 떠돌던 '위기'가 현실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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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분기 쓱닷컴 손실액도 183억원이었다. G마켓 역시 손실이었고, 113억원이었다.


이마트 주주들의 원성도 날로 커지고 있다. 올해 초 9만 5천원 정도에 형성됐던 이마트 주가는 오늘 기준 7만 3천원 정도다.


알려지는 바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번 문책성 인사 외에도 조직 재정비에 심혈을 기울일 방침이다.


이마트 새 공동 대표로 한채양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와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가 선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2개 계열사를 동시에 맡는 겸직 CEO도 많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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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마트가 2분기 손실을 보는 사이 쿠팡은 195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4개 분기 연속 1천억원이 넘는 흑자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