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를 맞아 다같이 모여 쇼핑을 나온 가족들을 부러운 눈빛으로 하염없이 바라보던 부부는 끝내 눈시울을 붉히고 말았다.
12년 전 실종돼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어린 아들이 떠올라 차오르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벌써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부부는 여전히 언젠가 돌아올 아들을 기다리며 가슴이 미어지는 아픔을 견뎌야 했다.
"우리 아이도 이제 벌써 15살이 됐을 텐데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너무 궁금하네요"
아내가 남편에게 아이를 향한 그리움을 표현하던 그때. 순간 운전에 집중하지 못한 남편은 그만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사고를 내고 말았다.
놀란 부부는 곧바로 차에서 내려 차에 치인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했다. 피해자는 앳된 소년으로 다행히 과속 중 사고가 발생한 게 아니었기에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부부는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소년을 병원에 데려다 주겠다며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마침내 소년과 얼굴을 마주한 부부는 본능적으로 그들이 애타게 찾아다니던 아들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아이의 얼굴을 확인한 부부는 3살 때 헤어졌던 아들과 너무도 똑닮은 모습을 하고 있는 소년을 보고 놀란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부부는 재빨리 소년을 병원으로 데려가 상처를 치료받게 해줬고 머리카락을 몰래 뽑아 DNA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 결과가 나오길 기다리는 사이 부부는 거지 행색을 한 소년에게 먹을 것을 사주며 밥을 먹였다.
천년만년 같던 시간이 흐르고 DNA 결과를 확인한 부부는 친자 확률 99.99%라는 문구를 보고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해하며 포효했다.
우연히 교통 사고를 계기로 만난 소년이 그토록 애타게 기다리던 친아들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부부는 꿈만 같은 상황에 말을 잃었다.
소년 역시 길거리를 전전하며 생활해온 지난 날의 아픔을 깨끗이 씻어내고 마음씨 따뜻한 부모의 품으로 돌아가는 행운을 누리게 됐다.
알고 보니 소년은 길을 헤매다 인신매매범의 눈에 띄어 납치를 당했고 이후 양부모를 만나 입양됐지만 학대를 당해 집을 나왔다.
그렇게 돈 한 푼 없이 집을 나온 소년은 거리를 돌아다니며 쓰레기통을 뒤져 음식을 찾아 먹는 노숙 생활을 해오던 중 차 사고를 당하게 된 것이었다.
놀랍게도 사고를 낸 부부는 자신의 친엄마, 친아빠였고 세 가족은 12년 만에 온전하게 함께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8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사눅(Sanook)에 따르면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소년의 진술로 당국은 인신매매범을 추적해 체포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