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허름하고 낡은 신발을 신고 은행을 찾은 할머니. 그는 무려 300만 위안(한화 약 5억 5천만 원)을 계좌이체 하겠다고 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은행 직원은 '촉'을 발휘했다. 할머니가 보이스피싱에 속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직원은 할머니가 걱정돼 경찰에 서둘러 신고까지 했는데, 알고 보니 그녀는 1세대 공수부대 여군이었다.
지난 16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HK01은 보이스피싱 피해자인 줄 알았던 할머니가 알고 보니 공수부대 베테랑 여군이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매체에 따르면 최근 우한에 사는 80세 여성이 은행을 찾았다. 15위안(한화 약 3천 원)짜리 신발을 신고 무려 300만 위안을 이체하겠다며 말이다.
직원들은 할머니가 평생 모은 돈을 사기당한다고 생각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도착한 이후 할머니는 놀라운 말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할머니는 1세대 공수부대 여군 출신으로 여러 전쟁에 참여했다고 한다. 140회 이상 낙하산을 탔으며 남편 또한 퇴역 군인이었다.
이들은 10년 넘은 폴더폰을 사고 15위안짜리 신발을 신고 너덜너덜한 가구가 있는 벽돌집에서 매우 검소하게 살고 있다. 이런 생활로 무려 1,000만 위안(한화 18억 2천만 원)을 모았고, 이 돈을 모두 고향에 기부하기로 했다.
이날 이체하려고 했던 돈도 고향에 기부하는 것이었다. 이들은 "군대에 갈 수 있었던 건 모두 고향 사람들의 도움 덕분"이라면서 "고향을 절대 잊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또 부부는 군인일 때 병사들의 부상을 줄이려고 팽창형 발목 보호대, 개인용 고원 산소 조끼 등을 발명하기도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