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제19회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오늘 개막한다.
사상 최다 선수인 45개국 1만 2500여 명이 참가해 모두 40개 종목 61개 세부 종목에서 481개의 금메달을 놓고 경쟁한다.
눈에 띄는 이색 종목도 많다. 특히 2010년 광저우 대회 뒤로 자취를 감췄던 보드게임이 13년 만에 다시 돌아왔고, 브레이킹과 e스포츠가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신체의 영역을 넘어서 두뇌를 활용한 영역까지 아시안게임은 진화하고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도입된 이색 종목과 한국 선수들의 금메달 향방을 소개한다.
1. 보드게임 (바둑, 체스, 콘트랙트 브리지, 샹치)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는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사라졌던 보드게임이 다시 등장한다. 세부 종목으로는 바둑과 체스, 콘트랙트 브리지, 그리고 샹치가 있다.
바둑의 경우 남자 단체전, 여자 단체전, 그리고 남자 개인전 3종목 3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대국은 하루에 두 번 이상씩 진행되기 때문에 선수들의 체력 관리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은 한국과 중국의 2파전이 예상된다. 중국의 커제, 미위팅, 양딩신 등이 한국의 신진서, 박정환, 신민준 등을 상대로 복수를 노리고 있다.
13년 전 한국은 바둑에서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로 중국(은메달 3개)에 완승을 거둔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 체스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중국의 17대 현 세계 체스 챔피언인 딩리런과 왕하오가 출전한다.
여기에 15살의 나이로 16대 세계 챔피언이었던 망누스 칼센을 이긴 인도의 비딧 구자리티, 인도 체스 랭킹 2위의 구케시 D도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2021 월드 래피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우즈베키스탄의 체스 그랜드 마스터 노디르벡 압두사토로프까지 출전하며 이미 체스 커뮤니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여성 체스의 경우 19대 세계 체스 챔피언인 후이판과 21대 현 세계 체스 챔피언인 주웬준 등이 활동하는 중국의 강세가 예상된다.
샹치 또한 종주국인 중국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샹치는 중국의 전통 장기로 이번에 한국 선수들은 참가하지 않는다.
콘트랙트 브리지는 플레잉 카드로 할 수 있는 게임으로 인류가 만들어 낸 최고의 지적 카드 게임으로 손꼽힌다.
경우의 수가 많아 풍부한 경험이 중요하고, 경기 도중 팀원들과 대화도 할 수 없어 고도의 기억력과 판단력을 필요로 한다.
특히 한국에서는 한국 선수단 최고령 참가자인 71세 임현 선수가 참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2. 브레이킹
브레이킹은 아시안게임 사상 처음으로 정식종목이 됐다. 오는 2024 파리올림픽에서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이번 대회가 중요한 전초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브레이킹은 1대1 개인전 대결 방식으로 승부를 가린다. 라운드당 1분씩 총 3라운드를 치른다.
짧은 시간 무작위로 나오는 음악에 맞춰 고난도 기술은 물론 완성도 높은 예술성을 선보여야 한다.
여자부와 남성부로 경기가 치러지면 심사위원들은 연주성, 음악성, 개성, 창의성, 다양성, 기술 등 6가지 기준에 따라 점수를 매긴다.
한국의 비보인 댄스는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 대표로 통산 우승 100회가 넘는 '윙' 김헌우와 아이돌 연습생에서 국가대표가 된 '프레시벨라' 전지예가 대표로 나서 남녀 개인전 금메달을 노린다.
김헌우는 비보이팀 '진조크루'의 예술 감독으로 한국 브레이킹을 대표하는 선수이자 자타공인 비보이계의 전설이다.
통산 100회 이상 브레이킹 대회 우승 경력을 보유할 정도로 김헌우의 브레이킹 기술은 세계 최정상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비걸 전지예도 금메달을 정조준하고 있다.
지난 7월 2일 전지예는 2023 WDSF 아시아 브레이킹 선수권대회에서 세계랭킹 1위인 중국의 리우칭위에 2-1로 승리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앞서 열린 아시아 선수권에서 우리 대표팀은 비보이 금메달을 포함해 메달 6개 중 절반을 휩쓴 바 있다.
비보이 부문 준결승에서 김홍열을 꺾고 결승에 오른 김헌우는 중국 선수를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해 내년 파리올림픽 예선전 티켓도 거머쥐었다.
3. e스포츠
e스포츠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앞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는 시범 종목이었다.
세부 종목은 도타2, 리그오브레전드, 몽삼국2,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스트리트파이터5, 왕자영요, 피파온라인4 7개다.
한국은 이중 4개(리그오브레전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피파온라인4, 스트리트파이터5) 종목에 19명의 선수단(선수 15명, 감독 4명)이 출전한다.
리그오브레전드에는 최우제(ZEUS), 서진혁(Kanavi), 이상혁(FAKER), 정지훈(Chovy), 박재혁(Ruler), 류민석(Keria)이 출전한다. 김정균 감독이 지휘한다.
리그오브레전드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금메달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은메달을 땄던 기억이 있는 페이커와 룰러는 "이번에는 꼭 금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해 눈길을 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에는 권순빈 (BINI), 김동현 (TIZ1), 김성현 (Sporta), 박상철(FAVIAN ), 최영재(Cyxae)가 이름을 올렸다. 윤상훈 감독이 팀을 이끈다.
아직까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라는 종목에서 국내 팀이 1위를 하거나 결승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적 없으나 대표팀은 끝까지 철저하게 준비해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각오다.
피파온라인4에는 곽준혁과 박기영이 출전하며, 신보석 감독이 지휘를 맡는다.
앞서 열린 피파e 컨티넨탈컵 2023(FeCC)에서 두 선수는 각자 소속팀으로 출전해 고전을 면치 못하며 대회 우승에 실패했다.
그러나 아쉬움을 뒤로하고 24일 열리는 예선전까지 계속하게 담금질에 들어가 경기력을 입증하겠다고 한다. 오는 27일 e스포츠 종목 중 가장 빠르게 첫 메달의 향방이 정해질 방침이다.
스트리트파이터5에는 김관우 선수가 나선다. 김관우는 e스포츠 국가대표 중 가장 긴 경력을 가졌다. 이미 격투 게임의 최강자로 노하우와 익숙함, 노련미 등을 앞세워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