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명품 소비는 자신을 좀 더 뽐낼 방법이기도 하지만, 벌이를 고려하지 않고 명품에 집착하다가 '할부 인생'을 사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한 30대 여성이 이러한 할부 인생을 사는 여성을 향해서 쓴소리와 함께 인생 조언을 남겼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진정한 명품녀'라는 제목으로 30대 여성으로 추정되는 A씨가 작성한 글이 공유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이 글을 통해 무분별한 명품 소비에 대해 지적했다.
가장 먼저 언급한 건 쥬얼리다. 그는 "귀금속이 갖고 싶다면 쓸데없이 티파니, 구찌에서 수십만원 되는 돈 주고 은제품 사지 말고 동네 금은방 가서 제대로 된 18k 금으로 사라"고 했다.
또 "가방이 갖고 싶다면 정말 특별한 날 착용할 거 한두 개 브랜드 제품 사고, 그냥 나머지는 편하게 들 수 있는 거 사라"고 덧붙였다.
가격만 비싼 명품을 사는 건 오히려 효용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A씨는 "어차피 가방은 가볍고 튼튼할수록 좋은데 무겁기 그지없는 가죽 가방, 그 불쌍한 동물 잡은 가방들을 더 늘려서 뭐 하겠어"라며 비싼 가방에 대한 집착을 경계라고 조언했다.
명품 옷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일상의 많은 시간을 출퇴근에 쓰는데 그때마다 비싼 옷을 입고 가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그는 "비싼 옷 좋다. 그런데 그런 옷 입고 얼마나 다닐지 생각해 봐라. 특히 회사. 아 솔직히 내 돈 주고 예쁜 옷 사서 왜 회사에서 입냐"며 자신의 생각을 밝히면서 차라리 보풀제거기를 하나 사라고 했다.
비싼 옷보다 저렴하고 깔끔한 옷을 사서 보풀제거기와 다리미 등으로 깔끔하게 관리하는 게 더 낫다는 의견이다.
A씨는 화장품과 관련해서도 "내가 바른 립밤이 니베아인지 디올지 누가 아냐"며 "굳이 쓴다면 비건라인이나 친환경라인 써서 피부도 지키고 지구도 지키자. 굳이 고가라인 쓸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녀가 쓴 한 줄의 문장이 이러한 자신의 모든 생각을 함축해 담고 있다.
"쓸데없는 명품에 돈 쓰지 말고 돈 모으자 여자한테 30살 먹고 필요한 건 명품백이 아니라 현금 500(만원)이다"
해당 글이 소개된 한 남초 커뮤니티에서는 회원들이 "저런 여자 만나고 싶다", "사람이 명품이면 몇만원짜리 걸치고 다녀도 명품인 줄 알더라", "간만에 본 지혜로운 글이다" 등의 반응을 내비쳤다.
벌이에 맞지 않는 명품 소비를 지양하고 알뜰하게 살고 있는 A씨를 향해 '진정한 명품녀'라는 호평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모두가 이러한 생각에 동의한 것은 아니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명품 살 돈 없는 사람들의 자기합리화 방식이다", "결혼하면 오히려 피곤할 듯", "저런 여자 만나려면 자기 씀씀이에도 야박해야 한다"며 비판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한편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에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명품 가방 수입액은(200만원 초가 고급 가방) 791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년 전인 지난 2018년 2211억원에 비해 258% 늘어난 수치다. 매년 2000억원 안팎으로 늘어난 셈이다.
건수로는 2018년 9716건에서 2022년 3만 7831건으로 289% 늘어났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코로나로 인해 참아왔던 소비가 터지는 '보복 심리'에 더해, MZ세대와 중산층을 중심으로 명품 소비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 명품 가방의 소비를 증가시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