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부산 동구에서 발생한 목욕탕 화재를 수습하던 여성 경찰이 '2차 폭발'로 인해 손가락이 들러 붙었음에도 간호비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경상을 입어 수술 및 치료가 절실한데도 "기준에 맞지 않는다"라는 이유로 지원을 못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3일 경찰에 따르면 부산경찰청 산하 16개 경찰서 직장협의회 회장단은 경찰 내부망에 "화마와 싸우는 동료를 도와주세요"라는 글을 올리고 모금에 나섰다.

직장협의회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부산 동구 목욕탕 화재 사건을 수습하던 중 2차 폭발로 인해 다친 경찰관 3명은 현재 몸상태가 심각한 상황이다.

얼굴과 팔, 손가락 등에 화상을 입고 전문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중에는 불과 한달 전 결혼한 '새 신부' 여성 경찰도 있다. 그는 화염으로 손가락이 붙어버렸다. 모르핀 등 각종 통증완화제를 맞으며 수술·치료를 이어가고 있지만 상당한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다.

참을 수 없는 고통에 잠조차 제대로 잘 수 없는 상태이고, 간병인의 도움이 없으면 정상적인 회복도 불가능한 상태다.

그럼에도 공무원연금관리공단 간호비 지급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간호비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회장단은 "동료들이 병원비 걱정 없이 치료에만 전념하고 완쾌해 자랑스러운 부산 경찰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도움이 절실하다"라고 호소했다.

이들의 간호비는 하루 15만원 정도다. 임금이 높지 않은 공무원에게는 너무나도 부담스러운 액수다.

근무 중 다친 동료 경찰관을 돕는 모임 "이제 아픈 동료를 위하여(이아동)'은 소식을 들은 뒤 지난 8일 피해 경찰관 3명에게 1인당 위로금 300만원을 전달했다.

알려지는 바에 따르면 다친 이들은 경찰관 뿐만은 아니다. 부산항만소방서와 부산진소방서 소방대원들도 크게 다쳤다. 부산항만소방서는 지난 5~8일 모금을 진행했고 부산진소방서에서도 모금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앞서 지난 1일 낮 1시 40분께 부산광역시 동구 좌천동의 한 목욕탕 건물에서 화재가 난 뒤 지하 1층 지하실에서 2차 폭발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진화에 나섰던 소방관·경찰관과 시민 등 24명이 다쳤다.

소방·경찰·국과수는 1차 합동 감식에서 목욕탕 지하 1층에 유류 저장탱크가 위치한 점을 토대로 폭발 원인을 유증기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