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마침 엄청난 비판을 받고 있다니까?"
녹이 슬다 못해 완전히 녹아버린 '전차군단' 독일 축구대표팀의 감독 자리는 현재 공석이다.
바이에른 뮌헨을 이끌고 트레블을 이룩한 뒤 지휘봉을 잡은 한지 플릭 감독은 "독일 축구를 수십년 퇴보시켰다"라는 비판에 휩사였고, 일본전 1대4 참패 이후 결국 경질됐다.
그를 대신해 자리에 앉을 감독은 누구여야 하느냐는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앉혀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이가 등장했다.
이 주장을 하는 이는 독일 축구 레전드다. 그냥 레전드도 아니고 선수 시절에는 월드컵 위너, 감독으로는 유로 위너에 등극한 전설이다.
베르티 포그츠 전 독일 감독은 현지 매체 '라이니쉐 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영감을 줄 수 있는 경험 많은 국대 감독이 필요하다"라며 "독일 축구를 부활시키려면 열정과 카리스마를 보유한 인물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포그츠 감독은 " 클린스만 감독과 위르겐 클롭 감독 모두 축구를 되살릴 수 있는 카리스마와 열정을 갖고 있는 인물들"이라며 두 사람 중 한 명에게 독일 국대 지휘봉을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6년 여름에 목격한 동화를 기억할 것이다. 당시 그는 우리(독일)의 구세주였다"라며 "미국 대표팀에서도 열정을 보여줬다. 그런 열정이 지금 독일에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독일 현지 매체 푸스발은 "포그츠의 픽 중 위르겐 클롭은 리버풀을 떠날 마음이 없다"라면서 "클린스만은 마침 한국에서 매우 강한 비판을 받는 상태"라고 전했다.
클린스만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독일 자국 내에서는 대표팀에 대한 기대가 그리 높지 않았다. "안방에서 열리는 축제에 들러리가 될 수 있다"라는 위기의식도 강하게 나왔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이 이끌던 당시 독일 대표팀은 4강에서 '우승팀' 이탈리아를 만나 연장전 패배를 당했지만 3위를 기록하며 체면치레를 할 수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여러 팀을 거쳤지만 독일 국대만큼은 성공적이었고, 경질이 아닌 자진 사임으로 마무리했다.
포그츠 감독은 선수 시절 1974 서독 월드컵 우승을 이룩했으며, 1972 유로 대회에서도 우승을 이룩했다. 분데스리가에서는 5회 우승 커리어를 가지고 있다.
감독으로는 1996 유로 대회 우승을 이룩했으며, 그해 월드사커가 수여하는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