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경찰서 및 파출소는 운전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영주차장이 아니다. 그렇다고 주차한 차량을 처벌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경찰은 주차할 자격이 없는 차량의 주차 덕분에 '범죄 실적' 하나를 건져 올릴 수 있었다.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지난 8일 경찰청 공식 유튜브 채널 '경찰청'에는 시트콤과 같은 재미를 주는 영상 하나가 올라왔다.

영상의 제목은 "술에 취한 운전자가 주차하러 들어온 곳은?"이었는데,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음주운전자가 등장한다.

검은색 SUV 차량을 모는 음주운전자 A씨는 지난달 16일 오후 7시께, 경기 고양시 일산 서구 한 도로에서 경적을 크게 울리며 달렸다.

시민들은 이를 보고 깜짝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지구대에 있던 경찰관조차 밖으로 달려 나와 체크할 정도였다. 하지만 경찰이 나왔을 때는 이미 차량이 지나간 뒤였다.

그러고 몇 분 뒤, A씨는 SUV를 그대로 운전하고 와 파출소 안 빈자리에 주차했다. 그뒤 차에서 내린 그는 비틀거리며 도로변으로 나가 담배를 입에 물었다.

이에 경찰관은 즉각 A씨에게 다가가 "무슨 일로 오셨냐"라고 물었다. A씨는 뭐라 뭐라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했다. 이때 경찰은 술 냄새를 맡았고, 즉각 음주 측정을 실시했다.

음주 측정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무려 0.2%였다. 0.2% 이상이 나올 경우 면허 취소는 당연하고 징역 2년 이상 5년 이하에 처해질 수 있는 수치다.

벌금도 1천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로 내야 한다. 나오는 것 자체가 흔한 수치가 아니다.

경기 일산서부경찰서는 A씨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했다.

시민들은 "이거 완전 이근이네", "실적이 굴러들어왔네", "0.2%면 그냥 살인미수로 처벌해야 한다", "얼마나 생각 없이 살길래 저러냐", "웬만한 개그·예능 프로보다 웃기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근 전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대위는 무면허 상태에서 '무면허 운전'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6일 오후 6시 10분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자택에서 매탄동 수원남부경찰서까지 자신의 차로 운전을 한 뒤 수원남부경찰서에 주차를 했다가 차적조회를 통해 무면허 운전인 게 드러났다.

지난해 7월, 서울 시내에서 차를 운전하다가 오토바이와 사고를 낸 뒤 구조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난 혐의(특가법상 도주치상)로 수사를 받고 있어 현재 면허가 취소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