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3일(월)

'스승 찾기' 거부하고 졸업사진도 안 찍어...제자 무서워 '은폐'하는 스승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오래전, 자신을 가르쳤던 스승을 찾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제공이 시작된 서비스가 있다.


바로 교육청에서 제공하는 '홈페이지 스승 찾기 서비스'이다.


처음 이 서비스가 시작됐을 때 시민들의 반응은 좋았다. 일선에서 일하는 교사들의 반응도 좋았다. 제자들을 오랜만에 만나 담소를 나누고, 좋은 기억을 회상할 수 있었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런데 최근 양상이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많은 교사들이 '홈페이지 스승 찾기 서비스' 정보 공개에 동의하는지 여부를 묻는 공문을 받으면 '비동의'에 체크를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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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전시교육청은 스승 찾기 서비스를 중단했다. 잠정적이기는 하지만, 길어질 수도 있다.


대전시교육청의 이같은 결정은 '흉기 사건' 때문이다. 지난달 30세 남성 A씨가 대전 대덕구 한 고교에 침입해 모교 교사였던 B(49)씨를 흉기로 찌른 사건이 있었던 것이다.


A씨는 홈페이지의 스승 찾기 서비스에 들어가 B교사를 검색했다. B교사는 정보 공개에 비동의해 A씨는 아무것도 파악하지 못했는데, 다른 교사들을 통해 정보를 얻어 B교사를 찾아갔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사건 이후 많은 교사들이 정보공개 '동의'에서 '비동의'로 전환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불안하다는 의견도 많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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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강원교육청 등은 수년 전에 완전히 없앴으며, 대구교육청도 최근 완전히 없앴다.


교육청에 전화로 문의하면 해당 교사에게 교육청이 연락한다. 교사가 원할 경우 제자의 연락처를 준다. 연락할지 말지는 교사가 결정하는 시스템이다.


학창 시절 안 좋았던 기억을 토대로 나쁜 짓을 벌이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교사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상황이 갈수록 악화함에 따라 졸업 앨범마저 찍지 않으려는 교사가 생겨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사진을 합성·조작해 퍼뜨리고, 신상을 무분별하게 퍼뜨리는 데 이용하는 경우가 있어서다. 심지어 '딥페이크' 범죄에도 악용될 때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교사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온라인에 사진을 마구 올리면서 '얼평(얼굴 평가)'을 할 때도 있다더라"라며 "아직 당해보지는 않았는데, 지난해부터 졸업 앨범을 안 찍겠다는 선생님들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부터는 나도 안찍을 계획"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교사들에 대한 처우 개선과 범죄 사건 발생시 강력 처벌하는 기조가 형성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사제 간의 정을 나누는 문화가 완전히 사장되면 그 역시 안타까운 일이 될 거라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