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어제도 먹었고, 오늘도 먹기로 했는데..."
우리 삶의 활력을 위해 자주 섭취하게 되는 '고기'. 이 고기 등 고지방 위주의 식단이 수면장애는 물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받는다.
지난 5일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김태 의생명공학과 교수 등 공동 연구팀이 지난달 20일 국제학술지 '정신과학 연구(Psychiatry Research)'에 논문을 게재했다고 밝혔다.
GIST에 따르면 해당 연구에는 고기 등 고지방 위주 식단이 수면장애·ADHD를 유발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연구는 오창명 GIST 의생명공학과 교수와 강지승 박사도 참여했다.
앞서 다른 연구에도 고지방 식품은 뇌혈관계 질환은 물론 비만·대사 질환 등의 신체 질환과 큰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왔다.
하지만 수면장애·ADHD와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연구진은 최근 '저탄고지(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법이 각광을 받음에 따라 관련 연구 필요성을 느꼈다. 이에 생쥐를 대상으로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동물들이 한 달 이상 '저탄고지' 섭취를 하도록 한 뒤 뇌 신경계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관찰했다.
연구진은 의미 있는 변화를 발견했다. 뇌 도파민 시스템에 기능 이상이 생기는 현상을 관찰했고, 이것이 수면장애와 ADHD 등의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도출해냈다.
고지방 섭취가 늘어나면 잠을 얕게 자게 되고 ADHD와 같은 주의력이 결핍된 행동이 자주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 기억력 감소와 불안, 쾌감 결여 그리고 과잉 행동 등도 발견했다.
연구진은 "고지방 섭취를 한 동물모델은 뇌의 복측피개영역(Ventral Tegmental Area)과 측좌핵(Nucleus Accumbens)에서 도파민 조절 유전자 전사체의 양이 감소했다"라며 "지속적인 고지방 식이가 도파민 관련 유전자를 줄여 각종 정신질환 유발 가능성을 높였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의의는 고지방 식이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간의 잠재적인 연관성을 발견했다는 것"이라며 "소아청소년기의 발달 과정에서 주의력 결핍장애와 수면장애를 악화시킬 수 있어 고지방 섭취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