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결혼식은 보통 일생에 단 한 번뿐이기에 누구나 신중하고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예비 신부·신랑에게 결혼식에 해가 될 수 있는 그 어떤 사소한 것도 용납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최근 결혼을 앞둔 한 여성의 사연으로 인해 누리꾼들 사이에서 격렬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최근 세계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 '내가 나쁜 X인가요' 포럼에 올라온 한 여성의 사연을 전했다.
미국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 A씨는 특별한 날을 망칠까 봐 사촌 동생을 결혼식에 초대하고 싶지 않다는 사연을 공개했다.
A씨는 "내년 봄, 나는 내 인생에 있어서 단 한 명의 사랑과 결혼할 예정이다. 결혼식에 그 어떤 아이도 참석하지 않길 바라고 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특히 그는 자폐증을 앓고 있는 20살 사촌동생이 결혼식에 올까 봐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A씨는 "사촌동생은 이모의 딸로 스스로 씻거나 옷을 입을 수조차 없지만,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되는지 몇 명의 친구들이 있고 현재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식료품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이모, 이모부와 함께 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엄밀히 따지면 사촌은 성인이지만 나는 그녀를 성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족 모임에서 그녀와 이야기할 때마다 마치 어린아이와 대화하는 것 같았다"라면서 "그녀는 장난감 조랑말과 바비 인형에 집착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 얘기를 꺼낸다. 끊임없이 공책에 그림을 그리고 나와 이야기를 할 때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라며 사촌동생의 행동에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A씨는 "이전에 만났던 자폐증을 앓는 다른 사람들처럼 시끄럽게 난동을 부리는 경향은 없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어린아이같이 행동하는 사촌동생이 자신의 결혼식을 망칠까 걱정이 돼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그녀와 약혼한 남자친구의 생각은 달랐다.
A씨는 "내 약혼자는 내가 못되게 굴고 있다며 (사촌동생이) 다른 결혼식에도 아무 문제 없이 참석했으니 참석하게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사촌동생이 어른처럼 행동하지 않는데 모두가 내가 그녀를 어른처럼 대하지 않은 것에 대해 나를 비난하고 있다. 내가 그렇게 나쁜 X인가요?"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갈렸다. 일부 누리꾼들은 A씨가 자폐증이라는 이유만으로 사촌동생을 결혼식에서 제외하고 싶어 하는 상황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누리꾼들은 "정확히 사촌동생의 어떤 점이 당신의 특별한 날을 망칠 것이라고 확신하나. 단지 그녀가 자폐증이라는 사실 때문에?", "사촌동생이 결혼식을 망칠까 두려운 게 아니라 자폐증라는 사실이 부끄러운 것 아니냐"라며 맹비난했다.
반면에 또 다른 누리꾼들은 "자기 결혼식이니 참석하게 하는 것도, 참석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자기 마음이다", "간혹 어린아이들은 결혼식에서 난감한 상황을 만들곤 한다.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다 보니 예비 신부인 A씨가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A씨를 옹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