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이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내의 혼외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충격적인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달 30일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아내에게 숨겨둔 혼외자가 있었다"라는 사연이 소개됐다.

사연에 따르면 남편 A씨는 7년 전 봉사활동 모임에서 아내 B씨를 만났다.

A씨가 적극적으로 구애한 끝에 연인 사이가 됐고, 사랑을 키워온 지 3개월 만에 결혼까지 결심해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부부가 됐다.

이후 부부는 연년생 두 딸을 얻었다. 행복한 날들만 있을 줄 알았지만 결혼 생활은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A씨는 "결혼하자마자 연년생으로 두 딸을 낳았고 행복하게 살 줄 알았다"라면서 "하지만 아내는 저희 부모님 때문에 힘들다는 이유로 첫째를 낳은 이후부터는 명절 때 본가에 가려고 하지 않았다"라고 토로했다.

부부는 성격도 너무 달랐다. 아내는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란 탓에 무조건 절약하는 스타일이었다.

A씨는 "(아내는) 내가 운동화나 티셔츠만 사도 화를 냈다. 아이들 장난감을 사면서도 아내 눈치를 봐야 했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아내 발걸음만 들어도 가슴이 철렁해졌다"라고 했다.

결국 부부는 성격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별거 끝에 이혼하기로 했다.

그런데 A씨는 이혼 준비 과정에서 가족관계등록부를 떼어봤다가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아내에게 혼외자가 있었던 것.

A씨는 "어떻게 말 한마디 없이 저와 결혼할 생각을 했을까"라면서 "결혼 생활 7년 동안 속아온 것을 생각하니 분하기만 하다. 아내와 결혼 자체를 없었던 일로 할 수 있느냐"라고 호소했다.

이에 서정민 변호사는 "결혼 자체를 없던 일로 하는 혼인 취소 청구를 해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혼인 취소는 민법 제816조의 사유에 해당할 때 가능한데, 제3호에서는 사기 또는 강박으로 인하여 혼인의 의사를 표시한 때를 규정하고 있다.

서 변호사는 "대법원은 사기의 의미에 대하여 소극적으로 고지하지 않거나 침묵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봤고 불고지 또는 침묵의 경우에는 관습 또는 조리상 고지 의무도 포함된다고 했다"라면서 "관습 또는 조리에는 사회 일반의 인식과 가치관이 포함되는데 이를 기준으로 보면 혼외자를 숨긴 것은 일반인의 인식과 가치관을 기준으로 판단해 보더라도 사기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기를 안 날로부터 3개월이 경과한 경우 취소를 청구할 수 없다. 3개월이 지나간 경우에는 혼인 취소 청구는 불가능하고 이혼 청구는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