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 치료 연구에 약 1조 3천억 원 사용하기로 한 사우디 왕실
세계 최고 재벌이자, 사우디아라비아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불로장생 연구에 힘쓰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우디 '헤볼루션 재단'(Hevolution Foundation)은 2~4년 이내에 연간 10억 달러(약 1조 3천억 원)를 노화 치료 연구에 쓰기로 했다.
이 재단은 사우디 왕명에 따라 2018년 비영리 단체로 설립한 후 2022년 7월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헤볼루션은 '헬스'(health·건강)와 '에볼루션'(evolution·진화)을 섞은 말이다. 이는 무함마드 왕세자의 비전이 담긴 명칭이라고 한다.
메흐무드 칸 재단 최고경영자는 노화 연구에 뛰어들 과학자를 모아 결과를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노화 세포를 예전 상태로 돌리는 후생적 재프로그래밍', '세포 내 고장 난 기관을 없애는 자가포식', '생체 기능이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퇴행하는 노화' 등 연구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칸은 노화 치료 임상시험에 서둘러 돈을 대고 싶다고 밝혔다.
사우디 왕실 비판하던 일부 과학자, 지원받은 이후 태도 바뀌어..."연구진 처음에는 회의적"
사실 노화 치료 연구 영역은 섣불리 접근할 수 없는 영역이다. 막대한 돈이 드는 건 물론, 이익을 회수하기까지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투자받기도 어려운 영역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런데도 사우디 왕실은 헤볼루션 재단을 통해 노화 연구 치료에 힘쓰기로 했다. 이 노화 치료 연구 추진은 사우디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앞서 사우디 왕실은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를 살해한 배후로 지목되는 등 범죄집단 취급을 받기도 했다.
또 글로벌 스포츠에 막대한 자금을 대는 사우디 모습을 보고 일각에서는 인권탄압 후진국의 이미지를 세탁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
그러나 노화 연구 추진 소식이 전해지자, 사우디를 좋지 않게 본 과학자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막대한 지원금이 있어서라는 얘기가 있다.
실제 미국 노화연구연맹(AFAR)은 지난해 18개 연구 프로젝트에 관한 자금을 받았다. 그 뒤로도 재정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파니 레더먼 AFAR 전문이사는 "사람들(연구진)이 처음에는 회의적이었다"며 "우리가 돈(헤볼루션 재단의 지원금)을 나눠주는 것을 보자 그런 생각의 많은 부분이 사라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남자 '미스터 에브리싱'(Mr. everything)으로 불리는 빈 살만 왕세자의 재산은 약 2600조 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비공식 세계 부호 1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