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주인 실려간 병원까지 쫓아와 폭우 맞으며 10일 동안 기다린 반려견, 주인은 결국 세상 떠나

the dodo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하루에도 수많은 환자들이 오고 가는 병원.


이 병원의 의료진들은 매일 울고 웃는 환자들의 모습을 보다 보니 감정적인 장면을 보는데 익숙하다.


그런데 최근 의료진들은 한 환자와 반려견을 보고 눈물을 훔쳤다. 대체 어떤 사연일까.


지난 1일(현지 시간) 동물 전문 매체 더도도(the dodo)는 미국 캘리포니아 콤프턴(Compton)의 마틴 루터 킹 병원 관계자들이 전한 가슴 먹먹한 사연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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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 병원에는 한 환자가 위독한 상태로 이송됐다.


환자는 병원에서 가까운 곳에 살고 있었고 이웃들은 구급차가 병원으로 가는 내내 환자의 반려견이 구급차를 쫓아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강아지는 병원 응급실까지 뛰어오다 주인이 휠체어를 타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멈춰 섰다.


주인의 곁을 떠나지 않던 강아지는 주인을 따라 응급실까지 따라 들어가려고 했지만 문 앞에서 곧바로 제지당했다.


유기견 구조 단체 로건스 레거시(Logan's Legacy dog rescue)의 설립자 수젯 홀(Suzette Hall)에 따르면 경비원들은 강아지가 구급차를 따라 응급실까지 가는 것을 지켜봤고 녀석이 들어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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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는 주인이 곧 나올 것이라 생각하는지 문 앞을 응시하다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주인은 얼마 안 돼 세상을 떠났다.


강아지는 주인이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모른 채 계속 기다렸다. 누군가 병원에서 걸어 나올 때마다 녀석은 주인인지 확인했다.


매일 녀석을 지켜보던 직원들은 이 비극적인 소식을 전할 방법이 없었다.


직원들은 주차장에서 하염없이 주인을 기다리는 강아지를 구해주고 싶어 했지만, 녀석은 모두의 손길을 거부했다.

그렇게 열흘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모든 간호사와 의사가 녀석을 도우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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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쉼터와 음식을 공급받지 못한 채 오랜 기간 외부에 머물러 있던 강아지는 병원 직원들과 홀에게 큰 걱정거리였다.


결국 홀은 녀석을 억지로라도 구조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례 없는 폭풍이 예고돼 적시에 구조하는 것이 중요했다.


홀은 "허리케인 경보가 울리고 폭우가 쏟아졌지만 강아지는 빗속에서 잠을 자며 주인을 기다렸다. 정말 충성심이 대단한 녀석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윽고 허리케인이 덮쳤다. 이때 녀석은 그 어느 때보다 약해져 있었다.


죽은 주인을 향한 끈질기고 변함없는 사랑도 한계에 다다랐다.


따뜻한 간식 냄새에 이끌린 녀석은 결국 홀에 의해 구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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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에게 안긴 녀석은 안심한 듯 했지만, 여전히 주인을 기다리는 듯 했다.


그는 "가장 슬펐던 부분은 케이지에 들어간 후에도 녀석이 여전히 응급실 문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는 것"이라면서 "정말 감동적인 구조였다"라고 전했다.


홀은 병원 직원들과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눈 후 강아지를 카미노 동물 병원으로 데려갔다.


마침내 지친 녀석의 몸과 마음이 회복될 수 있었다.


구조된 강아지는 이번에 불어닥친 허리케인의 이름을 따 힐러리(Hilary)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그는 "아직 애도 중이다. 하지만 우리는 힐러리에게 완벽한 집을 찾아줄 것이다. 우선 현재는 회복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