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6일(목)

프로농구 KCC, 22년 만에 전주 떠나 부산으로 연고지 이전...팬들 "참담하다"

지난 시즌 ' 6강 플레이오프 2차전 서울 SK와 전주 KCC경기에서 KCC 정창영이 돌파하고 있다. / 뉴스1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프로농구 KCC 이지스가 연고지를 전주에서 부산으로 이전한다.


이 같은 결정에 팬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KCC를 응원하던 전주 지역 팬들은 "참담하다"라고 반응하고 있다.


30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이사회를 연 한국농구연맹(KBL)은 KCC의 연고지를 전주에서 부산으로 옮기는 것을 최종 승인했다.


KCC는 2001년 5월, 대전 현대 걸리버스를 인수한 뒤 고지를 대전에서 전주로 이전했다. 이후 22년간 상생해왔는데, 다시 부산으로 둥지를 옮기기로 했다.


KCC의 홈구장 전주실내체육관 / KBL


앞서 KCC는 전주시가 체육관 건립 약속을 7년째 지키지 않자 홀대와 신뢰 문제 등을 들어 연고지 이전을 검토했다.


부산은 KT소닉붐이 2021년 6월 부산을 떠나 수원으로 옮긴 뒤 다시금 프로농구팀을 맞이하게 됐다.


KCC의 연고지 이전에 전주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주시는 "졸속적이고 일방적인 결정이다"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이날 입장문을 낸 전주시는 "이전설이 불거진 뒤 KCC이지스 농구단을 방문해 면담했고, KCC그룹에도 회장단 면담을 요구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며 "마치 짜놓은 각본처럼 일방적으로 이전을 추진한 것"이라고 분노했다.


지난시즌 전주에서 열린 KCC와 SK의 6강 플레이오프 모습 / KBL


이어 "현재 홈구장인 전주실내체육관 철거 시기가 2026년 이후로 연기돼 체육관을 비워주지 않아도 되고 복합스포츠타운에 건립할 새로운 홈구장도 보조경기장을 포함해 2026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KCC에 명확히 밝혔었다"며 "하지만 KCC는 전주시와 만남은 피하면서 '전주시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이해할 수 없는 말만 되풀이한 한 채 무리하게 이전을 추진했다"고 해명했다.


농구팬들의 반응도 좋지 못하다. 비판은 KCC가 아닌, 전주시를 향하고 있다. 팬들은 연고지를 지키지 못한 전주시를 강한 어조로 비난하고 있다.


2016년에도 KCC가 수원으로 연고지를 이전하려 했다는 점을 언급한 팬들은 시민들의 하나된 노력과 전주시의 체육관 신축 약속으로 수원 이전이 극적 철회됐는데 결국 떠나게 돼 허망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북 전주시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전주 KCC 팬들이 파도타기 응원을 하고 있다. / 뉴스1


실제 KCC가 사용했던 전주 농구장은 1970년대에 지어졌고, 시설이 너무 열악한 게 사실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올해 신축 체육관을 완공하기로 했지만 3월 기공식 이후 아직 착공조차 안 한 점 때문에 KCC가 연고지를 이전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날 전주시청 홈페이지도 연고지 이전에 불만을 가진 팬들과 시민들이 몰리면서 한때 접속이 마비됐다. 시청 담당과에는 항의 전화가 빗발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