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6일(목)

'은퇴선언' 후 병원 치료 받으며 웃는 정찬성 뒤에서 '꾹꾹' 울음 참는 아내 (+사진)

tvN SPORTS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그만할게요, 나 울 줄 알았는데 눈물이 안 나네"


격투계에 발을 들여놓을 시점부터 최고의 자리를 꿈꿨던 사나이 정찬성.


그가 지난 26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UFC Fight Night 맥스 할로웨이와 메인이벤트 경기에서 패한 뒤 한 말이다.


세계 최고의 격투 단체 UFC, 그중에서도 가장 치열하다는 페더급에서 챔피언을 꿈꿨던 그는 이제 옥타곤을 떠난다. 현 챔피언은 물론 '전 챔피언'이자 현 페더급 랭킹 1위(챔피언은 0위 개념)의 벽을 허물 수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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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해왔던 고민을 매듭지었기 때문일까. 정찬성의 표정은 홀가분했다. 무거운 짐을 내려놨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결심의 과정과 결심 그 자체가 얼마나 힘든 일이었는지를 봐온 그의 아내는 달랐다. 정찬성 눈에서 흐르지 않았던 눈물을 대신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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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박선영씨는 은퇴선언 뒤 케이지를 내려오는 정찬성을 끌어안고 오열했다. 위로해 줬다. 평생 도전했던 꿈을 접는 남편이 대신 모든 슬픔을 토해냈다.


펀치에 의한 충격 때문에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을 가지지 못하고 병원으로 간 남편을 돌봤다.


코리안 좀비는 치료 후 인스타그램에 "제가 해온 것에 비해 과분한 사랑을 받은 것 같아 모두에게 감사하다. 홀가분하고 후련하고 또 무섭기도 하다"라며 "그간 코좀을 사랑해줘 감사하다. 내가 이런 삶을 살게 해준 UFC, 데이나 화이트 회장 모두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 마지막 상대가 돼준 맥스 할로웨이, 정말 영광이었다. 언젠가 밝게 웃으며 인사하자"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환하게 웃는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그의 아내는 눈물을 펑펑 쏟았기 때문인지 눈이 퉁퉁 부어있었다. 남편을 위해 울음을 참아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이를 본 팬들은 "멋진 경기, 가슴 뜨거운 경기로 커리어를 마감해 줘 감사하다", "아이 셋 키우고 내조까지 완벽하게 한 아내분 정말 멋있다", "꿈을 향해 함께 달린 두 부부의 의리 정말 멋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UFC 페더급 전 챔피언이자, 상대 선수였던 맥스 할로웨이는 승자임에도 불구하고 정찬성을 더 치켜세워 줬다.


그는 경기가 끝난 후 승자로서의 세레머니는 간소하게 한 후 정찬성에게 다가갔다.


할로웨이는 정찬성 손을 집어 들더니 "코리안 좀비는 전설이다"라며 "소리 질러!"라면서 관중의 호응을 유도했다.


Instagram 'ufc'


독설가 코너 맥그리거도 이례적으로 정찬성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