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날 괴롭히던 친구 식당에서 밥을 먹었습니다. 제가 찾아간 게 맞아요"
여성 A씨는 남편과 함께 오래간만에 유명 일식집을 찾아갔다.
음식을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녀가 굳이 멀리 있는 일식집을 찾아간 건, 학창 시절 자신을 심하게 괴롭히던 친구 B씨가 그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최근 A씨는 B씨가 대학 진학에 실패하고 이혼을 당한 뒤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15년이 지난 일이었지만, A씨에게 학창 시절 B양에게 학교 폭력을 당했던 시간은 어제 일처럼 생생했다.
B씨는 학창 시절 A씨의 등에 생리대를 몰래 붙이고 낄낄댔었다. 그뿐만 아니라 '촌X 냄새가 난다'며 그녀를 모함하기도 했다.
그런 그녀를 만나기 위해 식당을 찾은 A씨는 "일식집에 왔는데 서빙하는 사람들 사이에 그 애가 보여 좋았다"며 "음식도 주문하고, 남편에게 '내 동창이다. 열심히 사는 친구니까 팁좀 많이 챙겨주라'며 웃었다"라고 복수 후기를 전했다.
B씨는 A씨를 알아보고 카운터에 앉아 있는 사장의 눈치를 보며 억지로 웃어 보일 뿐이었다.
A씨는 "삶에 찌들어 내 나이 또래보다 늙고 추해져 있더라"라며 뒤늦은 복수에 행복감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지난해 9월 네이트판에 올라왔던 A씨의 사연은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군자의 복수는 10년이 걸려도 늦지 않다", "이제 내려놓고 잊고 사시길", "멋진 후기네요", "주작이어도 훈훈한 결말" 등 통쾌하다는 반응을 이어갔다.
한편 지난해 서울경찰청이 2017∼2021년 서울 청소년 범죄 통계를 분석한 것에 따르면, 학교폭력 신고는 2019년 1만 1832건이었다.
이후 2020년 절반 수준인 5555건으로 감소했다가 2021년에는 6823건으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