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1일(토)

도시 전문가들이 '가난'한 사람일수록 서울 떠나지 못한다 말한 이유

EBS '다큐프라임 도시예찬'


[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천 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사는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세계적으로도 가장 물가가 비싼 도시 중 하나다.


국가·도시 비교 통계 사이트 '넘베오(Numbeo)'에 따르면 전 세계 376개 주요 도시 중 여섯 번째로 물가가 비싼 도시가 서울이었다.


또 지난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2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물가가 가장 큰 폭으로 뛰어오른 곳은 '서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서울이 물가가 비싼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가난할 수록 서울을 떠나지 못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재조명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 = 인사이트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2021년 EBS에서 방영됐던 다큐멘터리 '도시 예찬'의 일부 내용이 재조명되고 있다.


해당 다큐멘터리는 삶의 터전인 도시의 긍정적 가치를 재조명하면서, 더 나은 삶을 위한 더 나은 도시의 조건을 모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중에서 재조명된 부분은 가난한 사람들일수록 서울에 모여 사는 이유에 관한 내용이었다.


도시 전문가들은 가난한 사람일수록 지방 소도시보다는 서울 같은 대도시에 사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EBS '다큐프라임 도시예찬'


바로 도시에는 '서비스'가 있기 때문이다.


지하철, 도서관, 도로, 공원 같은 공공재들은 삶을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들어주지만 그 비용이 매우 비싸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함께 이를 부담한다면 가격도 저렴해지면서 모두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주민들이 많이 모여사는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는 이러한 것이 가능해진다. 즉,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살수록 더 많은 비용을 세금으로 걷을 수 있고 그것이 다시 1인당 생활 인프라 효율성을 높이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한 도시 건축 전문가에 따르면 선택권이 많은 부자와 달리 비용 지불 능력이 적은 가난한 사람들은 도시에서 한꺼번에 제공하는 인프라들을 적절히 사용할 때 부자들과 비슷한 향유권을 얻을 수 있다.


EBS '다큐프라임 도시예찬'


이러한 점이 도시가 사람을 가난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이들이 도심으로 몰리게 한다는 것이다.


또 도시에는 가난한 사람들의 커뮤니티가 형성된다. 가족이 없고 외로운 가난한 이들에게 이런 커뮤니티는 더욱 소중하다.


생활은 조금 불편하지만 다양한 공공 서비스를 누릴 수 있고 커뮤니티가 있는 서울을 가난하다는 이유로 갑작스레 떠날 수 없다는 것이다.


EBS '다큐프라임 도시예찬'


더군다나 도시에서 제공되는 공공복지 서비스와 일자리 제공 등이 시골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많다는 점도 오히려 가난한 사람들이 서울을 떠날 수 없게 하는 이유다.


집값과 물가가 비싼 서울에서의 삶이 팍팍해 보이지만 오히려 기회가 많고 희망이 있기 때문에 단순히 월세만 보고 저렴한 시골로 가는 것은 더욱 가난한 이들의 삶의 질을 떨어트릴 수도 있다는 의견들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