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아빠, 엄마 몰래 생선 장사해?"
학교에 갔다 집으로 돌아온 딸은 아빠에게 대뜸 물었다.
교문 앞에서 생선을 파는 아저씨가 아빠랑 너무 똑같이 생겨 진짜 아빠로 착각해 한참을 쳐다봤다는 것이다.
'아빠가 엄마 몰래 생선 장사를 시작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닮은 외모에 딸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딸이 하는 말을 그냥 흘러 들을 수도 있었지만 사실 아빠 저우(Zhou)에게는 가슴 한 편에 묻어둔 사연이 있었다.
저우는 어린 시절 생물학적 가족이 아닌 다른 집에 입양돼 자랐다.
하지만 단순히 입양된 사실만 알았을 뿐 형제나 자매가 있다는 건 알 수 없는 상황이었고 뿌리를 찾기 위해 부모님을 수소문했으나 오래된 정보를 얻긴 힘들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 가정을 꾸린 저우는 딸을 낳아 키우며 점점 진짜 가족에 대한 기억을 잊어갔다.
하지만 2년 전, 저우는 시장을 방문했다가 생선가게 앞에서 모르는 사람이 자신을 계속 부르며 아는 척을 하는 상황을 마주했다.
그는 계속해서 저우를 보고 리(Li)가 아니냐고 물었는데, 저우가 아니라고 하자 "당신과 진짜 너무 똑같이 생긴 사람을 알고 있다"며 "혹시 그 사람을 소개해주고 싶은데 연락처 좀 알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저우는 단순히 사람을 착각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너무 간절히 바라는 모습에 일단 상대에게 연락처를 건넸다.
그런데 2년 후 딸이 이번에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생선장수를 만났다고 하자 저우는 다시 한 번 과거 기억을 떠올렸다.
더욱 놀라운 건 바로 2년 동안 연락이 없었던 그 생선가게 주인이 연락을 취해왔다는 사실이다.
그는 "전에 말했던 당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이 이번에 시간이 돼 근처에 왔는데 한 번 만나보겠냐"고 물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만남을 약속한 저우는 자신과 진짜 똑같이 생긴 한 남성을 마주하고 깜짝 놀랐다.
둘은 나이가 똑같았고, 같은 키와 같으 목소리, 심지어 왼쪽 귀에 사마귀가 난 것까지 완벽히 일치했다.
또한 둘 다 서로 어릴 때 자신들이 입양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은 결국 DNA 검사를 의뢰했고, 마침내 47년 만에 모르고 살던 '쌍둥이'의 존재를 알게 됐다.
자신이 쌍둥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두 사람은 부모를 찾기 위해 힘썼지만 아쉽게도 그 정보는 찾지 못했다.
그러나 반세기 만에 찾은 형제에 대한 존재에 두 사람은 앞으로 삶을 함께하길 약속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해당 사연은 지난 19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사눅(Sanook)에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