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수의사인 줄 알고 중성화 수술 보낸 반려견 숨져...알고 보니 미용사

(좌) 오스발도 산체스, (우) 슈가 / Facebook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수의사 행세를 하며 제왕절개와 중성화 수술을 해 임신한 치와와를 죽게 한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지난 16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애견 미용사로 일하는 오스발도 산체스(Osvaldo Sancez, 61)라는 남성은 임신한 치와와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동물 학대 및 무면허 수의학 행위로 기소됐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몸무게 6파운드(약 2.8kg) 치와와 슈가(Sugar)를 키우는 견주 A씨는 지난 5월 18일 집에 수의사를 불렀다.


당시 그녀는 새끼를 낳는 데 어려움을 겪는 슈가를 보고 근무 중인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그녀는 운전을 할 수 없었기에 동물병원에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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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이전에 다른 개를 치료한 적 있는 산체스에게 연락했다. 그는 지인을 통해 알게 된 수의사였다.


산체스는 곧장 부부의 집으로 향했고 밴으로 슈가를 데려가 검사했다.


이후 산체스는 제왕절개와 중성화 수술을 해야 한다면서 진통제를 투여했다.


그가 수의사라 믿은 A씨는 잠시 집에 들어갔다가 밴으로 돌아왔는데, 이때 슈가는 이미 개복한 상태였으며 고통스러운 듯 울고 있었다.


산체스는 우는 슈가에게 더 많은 진정제를 투여한 뒤 사산한 새끼를 쓰레기통에 버린 후 절개 부위를 봉합했다.


이날 부부는 수술비로 600달러(한화 약 80만 원)를 지불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산체스는 슈가가 몇 시간 후 깨어날 것이라고 했지만, 녀석은 5시간이 지나도록 깨어나지 않았다.


이후 겨우 깨어난 슈가는 비틀거리면서 걸을 수 없는 상태였다.


다음날 슈가는 사시나무처럼 몸을 떨기 시작했다. 수술 후 이틀이 지난 20일에는 기력을 소진한 듯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않고 황달 증상을 보여 부부는 녀석을 데리고 동물병원으로 향했다.


수의사는 집에서 수술을 받았다는 말을 듣고 슈가의 상태를 살폈다.


산체스는 멸균 봉합사가 아닌 일반 실로 절개 부위가 조악하게 꿰매져 있었으며 상처는 매우 붉게 부어올라 있었다.


또한 상처는 은빛의 반짝이는 스프레이로 코팅된 상태였고 초음파 검사 결과 위와 췌장에 염증이 생겨 크게 팽창돼 있었다.


수술 이후 상태가 악화된 슈가를 돌본 동물병원 / Google Map


슈가를 일주일간 치료를 받았지만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녀석은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의료진은 "실제 수의사가 수술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라면서 "동물병원에서 수술받았다면 충분히 살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부부는 산체스에게 전화에 따졌지만 그는 이야기할 시간이 없다며 소리를 지르더니 바로 전화를 끊었다.


결국 경찰이 나섰다. 산체스는 주 기록을 확인했으나 산체스 수의사 면허증을 찾지 못했다.


대신 그에게는 4년 전 취득한 사업자 등록증이 있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산체스는 2019년 '오지 트리 서비스 앤 론 케어(Ozzy Tree Service and Lawn Care)'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1년 후 해당 회사의 이름을 '오지 펫 그루밍(Ozzy Pet Grooming)'으로 변경했다.


그는 수의사가 아닌 애견 미용사였던 것이다.


산체스는 9월 5일 기소될 예정이며 두 혐의 모두 유죄가 선고될 경우 최대 10년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케빈 람보스크(Kevin ) 보안관은 "면허가 확인이 된 수의사에게만 반려동물을 맡겨야 한다"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