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난임 검사를 받으러 병원에 간 여성이 의료진의 실수로 인해 불임이 된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The New York Post)는 미국 필라델피아 교외에 사는 33세 여성 크리스틴(Christine)의 사연을 전했다.
크리스틴은 일반적인 의료 시술 중 실수로 살을 태우는 산을 주사 당했으며 이로 인해 신체에 상처를 입었을 뿐만 아니라 불임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지난해 12월 19일 펜실베이니아의 메인 라인 불임센터(Main Line Fertility)에 방문했다.
나팔관이 막혔는지 확인하는 난임 검사를 받기 위해서였다.
이 검사는 자궁 내로 식염수를 주사한 후 초음파촬영을 해 기관을 살펴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의사 앨리슨 블룸(Alison Bloom)이 식염수를 주사한 후 크리스틴은 심한 통증을 느꼈다.
이에 그녀는 블룸에게 "뭔가 잘못된 것 같아요. 화상을 입은 것처럼 뜨거워요"라고 계속해서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블룸은 15분간의 시술을 이어가며 "아니에요. 이건 그냥 식염수에요"라고 말했다.
그런데 얼마 뒤 크리스틴의 허벅지 안쪽과 다리에 붉은 수포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에 블룸은 식염수가 들어있던 병을 확인했다.
그제야 블룸은 자신이 주사한 것이 식염수가 아닌 85% 농도의 트라이클로로아세트산(Trichloroacetic acid)임을 깨달았다.
트라이클로로아세트산은 주로 제초제 및 금속 표면 처리 용도로 사용되는 화합물로 병원에서는 생식기 사마귀 치료에 아주 극소량을 사용하기도 한다.
매우 자극적이며 잠재적으로 발암 가능성이 있으며 생식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병원에 있던 트라이클로로아세트산의 유리병에는 '위험! 심각한 피부 화상과 눈 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도 의심되는 약물'이라는 경고문이 쓰여있었다.
놀란 블룸은 급히 다른 의료진들을 불렀다.
이후 크리스틴은 구급차를 타고 35마일(약 56km) 정도 떨어진 화상 센터로 이송됐고, 그곳에서 1도 및 2도의 내외부 화학 화상 진단을 받았다.
그녀는 진단을 받기 직전까지만 해도 알레르기 반응일 것이라 믿었고 구급대원으로부터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뒤늦게 듣게 됐다고.
식염수가 아닌 산성 용액을 주사한 그녀의 몸은 심각한 상태였다.
크리스틴의 몸에는 흉터가 생겼고 임신할 수 있는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결국 크리스틴과 남편은 지난 3월 해당 불임 센터에 소송을 제기했다.
부부는 병원 측이 사과는커녕 실수가 일어난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면서 금전적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블룸은 크리스틴의 기록에 혼동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으나 병원 대변인은 블룸이 주사기를 채우지 않아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크리스틴 부부의 변호사는 이의를 제기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주사 전 약물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 아닌가", "꼭 엄벌에 처해야 한다. 의사와 진료소가 부인한다고 아무런 책임을 지게 하지 않는다면 이런 일은 계속될 것" 등의 반응을 보이며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