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발리서 힌두교 제물 훼손했다가 현지 경찰에 체포된 한국인 여성

한국인 관광객(가운데)이 경찰 등과 함께 인도네시아 발리 소재 사원 인근을 걷고 있다 / detik


[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발리를 찾은 한국인 관광객들이 힌두교 제물을 훼손한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가 풀려난 소식이 전해졌다.


12일 세계일보는 현지 매체들을 인용해 발리를 찾은 한국 관광객이 힌두사원의 제물을 파손했다가 구제절차를 이행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관광객은 자신의 잘못된 행위와 관련해 구제절차를 마무리해 발리를 정상적으로 떠날 수 있었다.


기존 외국 관광객의 잘못에 비해 일탈의 정도와 의도성은 약했다. 이런 점이 참작되고, 피해 구제행위가 적절하게 이뤄져 강제 추방되거나 향후 입국거부 명단에 이름이 올라가지는 않았다.


Instagram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한국 여성 관광객 A씨는 최근 발리를 찾았다가 베사키 지역의 고아 라자(Goa Raja) 사원에 피해를 입힌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발리 경찰당국은 연씨가 피해 구제 절차를 마무리해 추방 절차 없이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발리 싱아라자 출입국관리사무소의 헨드라 스티아완 소장은 전날 "피해를 입은 마을의 주민들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해결책을 모색했으며, 연씨가 사원이 주관한 정화의식에 참여해 피해를 복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통적인 방식의 구제절차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이번 사건을 입건하지 않았다. 출입국관리사무소로 사건을 넘기지도 않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의 사원 유물 훼손은 지난 7일 오후 6시 무렵 이뤄졌다. 


사건 당시 사원에서 기도를 하려던 힌두교 신자들은 파손 행위에 소리치며 주변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사원 측의 신고로 연씨는 다음날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연씨는 체포된 뒤,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면서 '초자연적인 부름' 때문에 사원을 방문해 행위를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번 사건은 발리 등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영상으로 유포되면서 한국 이미지 악화를 불러왔다. 


영상엔 A씨가 우산, 다수의 항아리, 여러 꽃병, 제물 등 힌두교가 성스럽게 생각하는 사원의 유물을 훼손하는 모습을 담겨 있었다.


뇨만 라이 다르마디 발리 공공질서청장은 트리뷴뉴스와 인터뷰에서 연씨의 잘못을 비판하면서도 "힌두사원 측과 관광가이드들이 사원 주변을 오가는 관광객의 행위를 소홀히 다룬 측면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관광객이 의식적인 일탈은 물론 무의식적인 잘못도 저지를 수 있다”며 “관광 가이드들이 꾸준히 경계하고 살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원 훼손 사건은 (사원과 가이드에게) 소중한 경험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지매체들은 주민들의 발언을 인용해 "외국인 관광객의 발리 문화 모독 행위가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보다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