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11일(토)

12년 만에 '보고싶다' 연락한 아빠에게 "용돈 달라"며 계좌번호 보낸 초6 딸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한 남성이 이혼 후 12년 동안 못 봤던 딸에게 용기 내서 연락했다가 현실적인 대답을 듣고 슬픔에 빠졌다.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돌싱 아빠로서 어떻게 해야 할지'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사연에 따르면 작성자 A씨는 카카오톡을 보던 중 '알 수도 있는 친구 목록'에서 딸의 프로필을 발견했다.


A씨는 이혼할 때 아내가 양육권을 가져가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과도 연락이 두절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이혼 후 12년 동안 연락할 수 없던 딸의 프로필을 발견하고는 딸이 자신을 어떻게 기억할지 두려웠지만, 설레는 마음을 안고 용기 내서 메시지를 보냈다.


A씨는 '흰 티에 하얀 마스크 한 예쁜 아이가 아빠 딸 맞지? 아빠 손이 너무 떨려. 우리 딸 많이 컸구나 많이 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더 많이 흐르면 언젠가 우리 딸 만날 수 있겠지?'라고 서두를 뗐다.


이어 '아빠는 사진 속 우리 딸, 아들의 어린 모습과 아기 때 모습 기억에서 멈춰 있어. 아빠가 큰 죄를 지어서 미안해. 너무 보고 싶다. 아빠는 기다리고 있을게'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우리 딸과 아들이 아빠를 찾아준다면 그때 너희 곁으로 갈게. 정말 많이 보고 싶고 사랑해, 아들딸아'라고 장문의 글을 마쳤다.


블라인드


하지만 큰 기대를 안고 메시지를 보낸 A씨와 달리 그의 딸은 하루가 지나서야 답장했고, 무미건조한 말투로 대화를 이어갔다.


A씨 딸은 "안녕하세요, 제 친구들 중에서도 부모님이 이혼한 친구들이 많은데요. 아빠한테 용돈 받는다고 해서 부러웠는데 잘 됐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빠는 아이폰14 필요하다 하고, 저는 아이패드 필요해요. 용돈도 많이 주세요"라며 자신의 계좌번호와 오빠의 계좌번호를 추가했다.


예상과 전혀 다른 딸의 반응에 벙 찐 A씨는 "아이의 답장을 받고 너무 충격받아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며 "지금 '비행기 모드'로 해놓고 아이의 톡을 읽고 답을 안 하고 있다.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는 게 맞냐"고 토로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어 "내가 어린 나이에 결혼해서 현재 아들은 중3, 딸은 초6이다. 현재 양육비 지급 의무는 없지만 공동 친권과 양육권은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A씨는 "아내가 날 힘들게 할 목적으로 12년 동안 한번도 아이를 안 보여주고 통화도 안 시켜줬다"면서 "면접교섭권을 신청하려 했지만 주위 사람들이 아이한테 상처 줄 수 있다고 해서 성인 될 때까지 참은 건데...딸이 내 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도 의문이다. 너무 커버린 아이들을 이젠 내가 볼 자신이 없다"라고 한탄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12년 만에 연락 온 아빠가 돈으로 보였나", "내가 아빠였으면 비참했을 듯", "저런 게 무슨 자식이고 가족이냐"라고 분노했다.


반면 일각에선 "아이들 말투가 아니다. 분명히 엄마가 보냈거나 개입해서 돈 뜯어내려는 것 같다"며 "12년 동안 한 번도 연락 안 하던 아빠가 갑자기 보고싶다고 하니까 홧김에 그런 걸 수도 있지"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