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매일 폭염주의보가 이어지고 있는 요즘, 타는 목을 잠재우려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이는 목숨까지 앗아갈 수 있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급하게 물을 마시던 여성이 사망하는 일까지 일어났다.
지난 3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The New York Post)는 두 아이를 둔 한 엄마가 물 중독으로 쓰러져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인디애나주에 사는 애슐리 썸머스(Ashley Summers, 35)는 지난달 4일 남편과 어린 두 딸과 함께 프리먼 호수에서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여행 마지막 날, 그녀는 현기증과 두통을 포함한 탈수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애슐리는 물을 마셨지만, 증상이 완화되지 않자 결국 20분 만에 16oz(500ml) 물병 4개를 마시기에 이르렀다.
집에 돌아온 애슐리는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다 차고에서 쓰러졌고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다.
의료진은 체내에 물이 너무 많고 나트륨이 충분하지 않을 때 발생하는 저나트륨혈증 진단을 내렸다.
'저나트륨혈증'이란 갑자기 너무 많은 물이 몸속으로 들어왔을 때 체내 나트륨 농도가 옅어져 체내 체액이 희석되고 균형이 무너져 뇌세포 안으로 수분이 이동해 뇌에 부종을 초래하는 질환을 말한다. 이에 '물 중독'이라고도 불린다.
증상으로는 두통, 오심, 구토, 흥분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할 경우 정신 이상, 의식 장애, 간질 발작 등이 일어나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쿵후의 전설' 배우 이소룡 역시 저나트륨혈증 때문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타깝게도 애슐리는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
애슐리의 남편 코디 썸머스(Cody Summers)는 "그녀는 영원한 우리의 슈퍼히어로이자 나의 최고의 사랑이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인디애나폴리스 소아과 전문의이자 독성학자인 블레이크 프로버그(Blake Froberg) 박사는 저나트륨혈증에 대해 "여름 기간에 혹은 밖에서 일하거나 자주 운동을 하는 경우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라면서 "물을 한 번에 많이 마셔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애슐리는 사망 후 심장, 간, 폐, 신장 및 일부 긴뼈 조직을 기증해 다른 5명의 생명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