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100만 원도 되지 않는 금액으로 진정한 스몰웨딩을 한 커플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매체 더 스트레이츠 타임스(The Straits Times)는 농담으로 시작했다가 진짜 맥도날드에서 결혼식을 올린 커플의 이야기를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엘슨 통(Elson Tong)이라는 남성과 용용 칭(Yong Yong Qing)이라는 여성은 웨스트 코스트 파크 아울렛 내 맥도날드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날 결혼식에는 가족, 친구 등 55명의 하객이 참석했다. 통과 용은 맥도날드 직원들과 하객들의 축하를 받으며 서약을 교환했다.
26살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2015년 대학에서 만나 약 7년간 교제했다.
졸업 후 외교부에서 근무하는 통은 2021년 4월 맥도날드에 방문했을 때 여자친구 용에게 버터밀크 크리스피 치킨버거가 메뉴 중 가장 좋다면서 결혼하고 싶을 정도라고 농담을 던졌다.
창이 공항 그룹에서 근무하는 용은 농담으로 "우리 맥도날드에서 결혼하면 어떨까?"라고 맞받아쳤다. 물론 농담이었다.
그런데 이런 농담은 편안하고 재미있는 결혼식을 원했던 두 사람에게 아이디어가 됐다.
용은 더 스트레이츠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개성을 반영해 심플하고 소란스럽지 않은 결혼식을 원했다. 또한 손님들도 편안하게 옷을 입을 수 있길 바랐다"라고 밝혔다.
두 사람의 결혼 계획을 들은 가족과 친구들은 깜짝 놀랐다.
통은 "부모님은 처음엔 농담이라고 생각하셨지만 금방 이해해 주시고 지지해 주셨다. 친근한 결혼식이라 마음에 들어 하셨다"라고 말했다.
용은 지난 5월 맥도날드 웨스트 코스트 파크 매장에 전화를 걸어 매장이 덜 붐비는 평일에 파빌리온을 예약했다.
두 사람의 청첩장 또한 특별했다.
맥도날드에서 올리는 결혼식이기에 맥도날드 쿠폰처럼 생긴 청첩장을 하객들에게 발송하고 이를 통해 먹고 싶은 메뉴 주문을 취합했다.
이렇게 맥도날드에서 결혼식을 하게 된 두 사람은 음식, 장소 등에 들어가는 결혼식 비용으로 총 700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68만 원)를 지불했다.
결혼식 당일 오후 1시에 매장에 도착한 통과 용은 가족과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매장을 커튼, 꽃, 풍선으로 장식했다.
하객들은 행사장 주제에 맞춰 빨간색과 노란색 옷을 입고 도착했다.
그리고 신부 용은 심플한 홀터넥 화이트 드레스를, 통은 베이지색 정장을 입었다.
결혼식은 성공적으로 끝이 났다.
용은 "음식 서빙과 행사장 뒷정리를 도와주신 맥도날드 직원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라면서 "매니저는 쉬는 날임에도 매장에 나와서 모든 것이 제대로 준비됐는지 확인해 줬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하객들 또한 특별한 결혼식을 마음껏 즐겼다.
통과 용의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은 "집처럼 편안한 장소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한 완벽한 결혼식이라 생각한다", "맥도날드의 슬로건처럼 우리는 이 결혼식이 정말 마음에 든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통과 용의 소박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스몰웨딩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면서 많은 커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