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미국 수출길 막히니까 다급하게 한국 기업 파트너 구하는 중국 배터리 기업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중국 배터리 소재 회사들이 잇달아 한국에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4개월 간 한국 기업과 손잡고 한국에 5개의 배터리 공장을 신규로 짓겠다고 발표한 중국 기업들의 진짜 속내는 무엇일까.


투자 규모를 합치면 5조1000억원 수준의 사업을 한국 공장과 함께 하려는 중국 기업들의 행동 이면에는 미국의 전기차 관련 규제를 회피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기업들이 최근 한국 배터리 산업에 투자하는 배경에는 미국의 전기차 관련 규제를 회피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블룸버그는 "중국 기업이 미국 IRA를 피하고자 한국 파트너를 찾고 있다"라며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전기차 공급망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제한하려 하자 중국 기업이 이를 무산시키기 위해 한국 배터리 산업을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관문으로 삼으려 한국 배터리 산업에 투자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시행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의하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한국에서 배터리를 생산할 경우 감세 혜택 가능성이 높아진다.


IRA에 따르면 미국은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 40% 이상을 FTA를 맺은 국가에서 채굴 및 가공한 것을 사용해야 보조금을 지불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또한 북미지역에서 전기차를 조립하고 배터리 부품 50% 이상을 북미에서 제조 조립하면 나머지 보조금을 지불한다.


중국 기업과 한국 기업이 한국에서 만든 배터리를 미국산 전기차에 장착하면 세금 감면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한국 배터리산업협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에 "한국과 중국은 서로를 필요로 한다. 한국 배터리 제조사들은 IRA 때문에 중국으로부터 양극재와 전구체 등의 재료를 수입하는 게 위험하다고 본다"며 "만약 그 원료들이 모두 한국에서 만들어진다면 한국은 좀더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게 된다"고 의견을 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일각에서는 섣부른 협력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임스 리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IRA 세금 수혜 대상에서 합작투자 기업들을 언제든 차단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은 한국 기업에 위험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