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11일(토)

"4살 아들이 젊은 여자 만져 호통치는데, 여자가 '포켓몬스터 스티커'를 주고 갔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자기만 생각하는 민폐와 남을 배려하지 않는 혐오가 결합해 갈등의 골을 키우는 요즘 훈훈한 사연 하나가 전해졌다. 


'말 안 듣는' 4살 아들을 키우는 엄마 A씨의 이야기다. 아들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맘충'이란 비난이 따를까 노심초사하던 엄마는 결국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사건은 아이와 함께 마트에 갔을 때 일어났다. 


코로나19로 휴직 중인 남편은 아파서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A씨가 데리고 함께 마트로 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BS 2TV '뻐꾸기 둥지'


'미운 네 살'이라고 할 만큼 엄마 말을 듣지 않는 아들은 엄마의 진땀을 뺐다. A씨가 잠시 물건을 고르는 사이 아이가 결국 사고를 냈다. 옆을 지나던 20대 여자에게 다가가 다짜고짜 손을 잡은 것이다. 


A씨는 순간 놀라서 아이를 끌어당겨 소리를 질렀다. 


"다른 사람을 만지는 건 실례야!"


그때 20대 젊은 여성은 "괜찮아요"라고 웃으며 A씨에게 미소를 보여왔다. 그리고 아이를 향해서도 "누나 예쁜 건 알아가지고"라며 농담도 건넸다. 


온라인 커뮤니티


A씨가 연신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아이 더 교육시키겠습니다"라며 사과하자 젊은 여성은 핸드백에서 가지고 있던 포켓몬스터 스티커 한 장을 아이에게 줬다. 


그러면서 "이건 엄마 힘들게 하지 말라고 주는 거야"라며 "오늘 스티커 줬으니까 엄마 말 잘 들어야 돼. 약속!"이라고 말했다. 


A씨는 고마운 마음에 뭐라도 주려고 했으나 여성은 한사코 사양하며 자리를 떠났다. 


사연을 전한 A씨는 "기분 나쁘다고 저에게 뭐라 할 수도 있었을 텐데 이해해 준 데다 따뜻한 말에 스티커까지 주니 정말 너무 고마웠다. 장 보고 나서 울컥 눈물이 났다"고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아픈 남편 케어하랴, 아이 돌보랴 며칠 지쳐 있었나 보다"라며 "그 따뜻한 친절 하나에 지친 마음이 풀리며 주차장 차 안에서 주책맞게 펑펑 울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도 앞으론 누군가에게 조금 더 배려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해 봤다"며 "세상에 이리 좋은 사람도 있다는 걸 알려보려고 부끄럽지만 글 남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여성이 건넨 포켓몬 스티커 사진을 게재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전해진 이 사연에 누리꾼들은 "유난히 마음이 따뜻한 사연이다", "힘들 때 누군가의 작은 따뜻함이 뭉클할 때가 있다", "사실 이런 반응이 정상이다 요즘 너무 심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