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유리 기자 =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인 김재림 할머니가 별세했다. 향년 93세.

30일 사단법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김재림 할머니가 노환으로 이날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1930년 전남 화순군에서 태어난 김재림 할머니는 지난 1944년 3월 화순 능주초등학교 졸업 직후 미쓰비시중공업에 동원됐다. 

김 할머니는 일본 모집가로부터 '일본에 가면 밥도 배부르게 먹여주고 공부도 시켜준다'는 말을 듣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하지만 일본 모집가의 말과 다르게 미쓰비시에서 하루 종일 군용 비행기의 부속품을 깎고 비행기 날개에 페인트 칠 등 노역을 해야 했다. 

살아 생전 김 할머니는 "생전 처음 해 보는 낯선 일이었기에 더 힘이 들었는데, 힘든 내색을 하면 '괜히 일하기 싫어 꾀를 부린다'며 밥을 주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김 할머니는 해방 후  한국으로 돌아와 결혼 후 아들 1명과 딸 1명을 얻었지만 할머니를 향한 사회적 시선은 차가웠다. 근로정신대 동원을 군 위안부로 오해하는 이들이 많았다.

김 할머니는 2014년 2월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한 두 번째 손해배상 소송에 원고로 참여했다.

2018년 12월 광주고등법원 재판부는 김 할머니에게 1억원을 배상하라는 원고 승소 판결을 했지만, 미쓰비시중공업 측의 상고로 현재 상고심이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김 할머니의 빈소는 광주 서구 국빈장례문화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8월1일, 장지는 국립서울현충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