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0일(일)

200년 된 대성당 '러시아 폭격'으로 무너질 수도 있는데 유물 먼저 구한 우크라 소방대원

올레 키퍼 오데사 주지사 텔레그램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200년 된 성당마저 러시아의 무차별 폭격으로 무너졌다. 


23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날 저녁부터 23일 새벽까지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오데사를 재차 공격해 23일에만 23명이 죽거나 다쳤다. 


부상자 중에는 11세에서 17세 사이 미성년자도 4명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앞서 지난 17일 흑해 항구를 통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보장하는 흑해곡물협정을 중단한다고 선언한 뒤 곡물 수출 거점인 오데사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올레 키퍼 오데사 주지사 텔레그램


공격이 이어지면서 도시 곳곳의 건물도 크게 파손됐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오데사 역사 지구와 그곳 중심부에 위치한 축일성당도 파괴됐다. 


축일성당 측은 "파괴 규모가 막대하다. 지붕이 절반 정도 날아갔다"고 전했다. 


축일성당은 1794년 설립된 우크라이나 정교회 성당으로 오데사에서 가장 큰 정교회 건물이며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엔 관광 명소로 유명했던 곳이다. 


올레 키퍼 오데사 주지사 텔레그램


올레 키퍼 오데사 주지사가 텔레그램에 공개한 사진에는 참혹한 현장이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지붕이 날아간 축일성당 바닥에는 건물 잔해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대리석으로 만든 구조물들은 심하게 어긋났고, 구조물을 받치고 있는 기둥 또한 틀어진 모습이다. 


벽면에는 구조물이 위태롭게 매달려 언제 떨어질지 모를 정도로 위험해 보인다. 


우크라이나 구조대원들은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성당 내부에서 부상자들을 구하고, 오래된 유물을 챙겼다. 


올레 키퍼 오데사 주지사 텔레그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분노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어젯밤, 러시아의 미사일이 오데사에 있는 대성당의 제단을 강타했다.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귀중한 대성당 중 하나다"라고 밝혔다. 


이어 "1936년 볼셰비키에 의해 약탈당하고 파괴되었다. 대성당은 독립 우크라이나에서 복원되었다. 그리고 이제 테러리스트들이 그것을 다시 파괴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도시의 파고, 문화의 파괴, 세계 식량 안보의 근간이 되는 항구의 파괴. 세계를 제압할 수 있는 테러리스트는 없었고, 이 크렘린궁 광인들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