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헤르페스 걸린 첫째 아이와 매일 '뽀뽀'하다가 둘째 장애아로 낳은 엄마

(좌) 첫째 노아와 뽀뽀하는 엄마 멜리사, (우) 둘째 아들 휴이 / DailyMail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사랑스러운 첫째 아들과 매일 뽀뽀를 하며 애정을 표현한 엄마는 이를 인생에서 가장 큰 후회라고 말한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길래 아들에게 애정 표현을 한 것을 후회한다는 것일까.


지난 23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호주 마가렛 리버 출신 38세 간호사 멜리사 하워드(Melissa Howard)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멜리사는 임신 중 첫째 아들 노아(Noah)와 매일 뽀뽀를 하고 음식을 나눠 먹었다.


이는 엄마로서 당연한 일이었지만, 이로 인해 둘째 휴이(Huey, 5)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게 됐다.


멜리사의 둘째 아들 휴이는 5살 평생 몸이 좋지 않았다. 의사들은 최근 그의 장애가 거대세포바이러스(CMV)와 연관이 있다고 했다.


태어나자마자 신생아 집중치료실에 들어간 휴이 / DailyMail


거대세포바이러스는 헤르페스과에 속하는 DNA 바이러스다.


이 바이러스는 타액을 포함한 체액에 의해 전염되며 면역이 정상인 사람이 감염될 경우 증상이 경미하기 때문에 임신하지 않는 한 진단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가벼운 열성질환으로 진행한다.


하지만 임신했을 경우 아기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골수이식 등 장기 이식 환자에게서는 주요 사망원인이 되는 치명적인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아기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선천성 감염 중 하나로 혈류를 통해 아기를 감염시켜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고 5명 중 1명은 난청, 뇌성마비, 시각장애, 지적장애와 같은 신경학적 장애를 갖게 된다.


둘째 휴이 / DailyMail


멜리사에 따르면 임신 27주부터 무언가 잘못됨을 느꼈고 병원에 들락날락한 끝에 34주쯤 되었을 때 둘째 아들 휴이를 출산했다.


아기는 몸이 좋지 않아 수혈이 필요했고 곧바로 신생아 집중 치료실에 가게 됐다.


상태는 심각했다. 아기는 온몸에 발진이 생겼다.


간호사인 멜리사는 거대세포바이러스를 의심했지만, 의사는 검사를 해주지 않았다.


휴이는 태어난 후 3개월간 폐렴을 앓았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이 역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해 왼쪽 폐의 기능이 멈춰버렸다.


둘째 휴이 / DailyMail


안타깝게도 휴이가 네 살이 됐을 때는 청력까지 급격히 나빠졌다.


멜리사는 "왜 스피커 바로 옆에 서 있냐고 물었더니 그쪽 귀로는 더 이상 들을 수 없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이후 받은 MRI 검사에서 문제가 발견됐다.


의사는 "아기 뇌의 백질 35%가 파괴돼 뇌에 석회화가 생겼으니 신경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휴이는 왼쪽 귀의 청력을 대부분 잃었고 오른쪽 귀의 청력도 일부 잃었다.


이에 가족들은 휴이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함께 수화를 배우고 있다.


거대세포바이러스(CMV) / Wikipedia


의료진은 휴이가 겪었던 모든 문제를 종합해 거대세포바이러스를 원인으로 진단했다.


멜리사는 임신 중 헤르페스에 걸렸던 맏아들에게 키스를 하거나 음식을 나눠 먹어 거대세포바이러스에 걸렸을 것이라고 전했다.


휴이는 수년 동안 정기적으로 발작을 일으키고 걸음걸이와 근육에도 문제가 있다고 한다.


DailyMail


멜리사는 "휴이는 유전적 DMNT1 변이를 포함해 많은 일을 겪고 있다. 이전에는 본 적 없는 매우 드문 일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지켜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휴이는 사실 먹고 마시고 걷는 것조차 하지 못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모두의 노력 끝에 잘 지내고 있어 자랑스럽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만약 내가 임신 중 검사를 받고 거대세포바이러스 확진을 받았다면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 우리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멜리사는 임산부들에게 거대세포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알리며 조금만 이상 증세를 겪어도 검사를 받아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