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충북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경찰이 당시 출동한 순찰차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앞서 국무조정실은 경찰이 현장에 가지도 않고 출동한 것처럼 꾸민 게 의심된다고 발표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찰관들이 침수 현장 여러 곳을 다니며 통제를 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23일 JTBC 뉴스룸은 충북경찰청은 브리핑을 열고 참사 당일 오전 7시10분부터 오전 9시 21분까지 현장 순찰차의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하며 부실 대응 의혹에 관해 적극 해명에 나섰다.
공개된 블랙박스 영상에 따르면 오전 7시 14분, 비가 쏟아지고 침수 신고 받은 경찰차는 출발했다.
8분 뒤 현장에 도착해 신고 주민을 만났고 저지대에 차가 잠겼다는 설명을 듣고 차량을 통제한다.
오전 7시 30분, 도로 침수 신고가 들어온 곳에 도착했다. 승용차량이 지나가기 위험한 상황이라 차량을 돌리도록 통제한다.
오전 7시 41분, 한 교차로에서 경찰관 둘은 잠시 의논한다. 교차로를 통제해야 하는데 다른 곳에서 역주행 신고가 들어왔고 경찰관 1명을 남겨 놓고 다른 직원 혼자 출동한다.
오전 7시 56분 순찰차는 궁평1지하차도를 지나갈 때 비는 점점 거세지고 여기저기 신고는 늘어난다.
오전 8시 3분 교통 통제하던 경찰관을 다시 태운 후 궁평1지하차도를 통과해 다시 이동한다.
다른 교차로에 도착해 교통 통제에 나섰다. 1명이 빠지는 상황이라 순찰차는 다른 비상 근무 경찰관을 태웠다.
오전 8시 40분 경찰관은 고립된 마을 주민이 있는지 수색하기 위해 오간다. 이러는 사이 궁평2지하차도는 물에 잠겼다.
오전 9시 2분, 도착한 현장은 이미 물이 가득차 있었다.
충북 경찰은 참사현장에 제때 도착하지 못한 건 사과했다. 다만 사고 당일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충북 경찰관들은 부족한 인원으로 열악했던 당시 상황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했지만 무조정실이 지적한 허위보고에 대해서는 오늘도 명확히 대답하지 못했다.
참사 이후 거짓 보고를 한 정황에 대해서도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오늘 공개된 영상을 통해 2지하차도 침수 우려에 대해서 애초에 몰랐던 지적도 나온다.
112 상황실이 정확히 2지하차도를 특정했는데, 왜 현장 경찰관들에겐 전달이 안 됐는지에 대해서도 대답하지 못했다.
현장 경찰관들의 억울함만 강조해 넘어가기엔 경찰 시스템과 대응에 뚫린 구멍이 컸다는 목소리들이 나온다.